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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 없는 브라질, 플랜B도 없었다
출처:코리아골닷컴|201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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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지난 독일과의 준결승전에 이어 네덜란드와의 3, 4위전에서도 또 다시 네이마르의 부재를 드러내며 0-3으로 완패했다.

브라질이 네덜란드와의 3, 4위전에서도 명예 회복에 실패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페널티 킥으로 실점을 허용한 브라질은 16분경 데일리 블린트에게 추가 골을 헌납하며 일찌감치 무너졌다.

물론 이번 경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건 바로 수비진에 있다. 주장 티아구 실바가 돌아왔으나 도리어 바로 그 실바가 초반부터 아르옌 로벤과의 일대일에서 뚫리면서 무리한 반칙을 범했고, 이로 인해 페널티 킥을 내주는 우를 범했다. 엄밀히 따지면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이루어진 파울이었기에 프리킥이 더 적당한 판정이었겠지만, 로벤이 단독 찬스를 맞이한 상황에서 뒤에서 잡아끌었기에 퇴장이 나왔어야 했던 파울이었다. 즉 퇴장과 페널티 킥을 맞바꾼 판정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추가 실점은 다비드 루이스의 실수로 인해 불거져 나왔다. 지난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도 무리하게 공격적으로 나서다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루이스는 오늘 경기에서도 16분경 네덜란드의 크로스 장면에서 골 라인 바깥으로 걷어내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동작이 걸린 상태에서 무리하게 동료 선수들에게 헤딩 패스를 하려다 블린트에게 노마크 슈팅 찬스를 내주는 우를 범했다. 결국 루이스의 패스를 받은 블린트는 가볍게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에도 루이스는 위험 지역에서 무리한 패스를 구사하다 네덜란드에게 연달아 역습 기회를 내주는 실수들을 저질렀다. 통상적으로 수비수의 경우 안전한 패스를 위주로 하기에 80% 후반대에서 90% 초반대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루이스의 패스 성공률은 76%에 불과했다. 이는 루이스가 얼마나 부정확하면서도 위험천만한 플레이를 펼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에이스 네이마르의 부재에 있었다. 브라질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공격에 있어선 네이마르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다 보니 그 동안은 별 문제가 없었으나 네이마르가 사라지는 순간 더 이상의 공격 전술이 사라져버리고 개인 플레이만이 남았을 뿐이다.

경기 내내 원톱 공격수 조는 겉돌았고, 미드필드 라인에선 전방으로의 패스 공급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파울리뉴와 루이스 구스타부는 투박했고, 하미레스는 열심히 뛰기만 할 뿐 패스 성공률 71%에 불과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헐크는 무리한 개인 플레이를 남발하다 자멸하고 말았고, 페르난디뉴는 파울 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어 보일 정도였다. 그나마 오스카와 윌리안, 그리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마이콘 정도만이 제몫을 해주고 있었다.

이렇듯 미드필드 라인과 공격진에서부터 패스가 제대로 돌지 않다 보니 수비수들이 무리해서 공격에 가담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브라질의 창이 무디다 보니 네덜란드는 한층 더 과감하게 공격에 나설 수 있었다.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를 의식해 연장전까지 120분간 신중한 플레이를 펼쳤던 것과는 사뭇 대비되는 부분이었다. 최선의 수비는 바로 공격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통용되지 않은 브라질이었다.

스콜라리 감독은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 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이에 도취된 듯 새로운 선수 발굴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1년 사이에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 컨페더레이션스 컵 득점 1위였던 간판 공격수 프레드는 넓적 다리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한 이후 끝없는 슬럼프에 빠졌고, 파울리뉴는 토트넘 이적 이후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다니엘 아우베스도 지난 1년 간 하향세를 타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스콜라리는 감독 부임 기간 내내 줄곧 네이마르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만 22살에 불과한 네이마르가 벌써 A매치 54경기를 기록하게 된 이유도 이에 기인하고 있다. 네이마르가 부상을 당하는 바로 그 순간 사실상 브라질의 월드컵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네이마르와 유사한 유형의 선수마저 브라질 대표팀 23인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루카스 모우라의 탈락이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前 브라질 대표팀이자 ‘프리킥의 마술사‘ 주니뉴 페르남부카누는 프랑스 라디오 방송 ‘RCM[과의 인터뷰에서 "스콜라리는 1년 전 컨페더레이션스 컵에서 우승했을 당시 이미 팀을 완성시켰다. 브라질 같은 팀이 베스트 일레븐을 1년 전에 결정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는 1년 동안 자신의 책무를 하지 않았고, 다른 해결책(플랜B)을 마련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물론 어느 팀이나 에이스의 존재는 중요하고, 에이스가 빠지면 그 공백은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브라질은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칠 정도로 무기력했다. 축구 경기에서 부상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즉 부상에 대비한 플랜B 마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준결승전과 3, 4위전에서 연달아 대량 실점(2경기 도합 10실점)을 허용하며 브라질 축구사에 영원히 남을만한 수모(월드컵 역대 최다 실점: 13골)를 겪게 된 원인은 스콜라리 본인에게 있다고 할 수 있겠다.

1962년의 브라질은 펠레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것이 바로 브라질이 축구 왕국의 지위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천하의 브라질이 네이마르 하나 없다고 이렇게 무너진다는 건 브라질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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