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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xDEN] 수바시치 선방쇼 크로아, 승부차기서 덴마크에 3-2 승 8강행
출처:베스트 일레븐|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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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승부였다. 전반 4분 만에 한 골씩 주고 받을 만큼 팽팽한 승부로 시작했지만, 116분의 치열한 공방전으로 뜨겁게 달궈진 뒤 승부차기까지 가서야 승패가 갈렸다. 두 팀은 승부차기에서조차 엎치락 뒷치락 접전을 펼친 끝에, 크로아티아가 3-2로 덴마크를 잡고 8강에 진출했다.

2일 새벽 3시(이하 한국 시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16강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의 경기가 열렸다. 덴마크가 전반 1분 마티아스 요르겐센의 골로 앞서 나갔으나, 크로아티아가 전반 4분 마리오 만주키치의 동점골로 1-1을 만들었다. 두 팀은 90분 이후 연장전에서도 이 스코어를 바꾸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 이반 라키티치가 침착하게 성공한 크로아티아가 3-2로 이기고 8강행에 성공했다.

초반부터 전광판 스코어가 수시로 바뀔 만큼 박이 터지는 경기였다. 먼저 포문을 연 건 덴마크였다. 전반 1분, 조나스 크누드센이 롱 스로인으로 크로아티아 진영에 균열을 이끌었고, 요르겐센이 뒤로 살짝 빠진 공을 잡아 인구 밀도가 높은 페널티 박스 깊숙한 곳에서 슛을 시도했다. 이는 수비수들의 가랑이 사이를 뚫는 행운과 다니엘 수바시치의 손을 맞고도 들어가는 행운이 더해져 이른 선제골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아직 몇몇 선수들은 공을 만져보기도 전에 나온 기분 좋은 득점이었다. 객관적으로 열세에 있다고 평가받던 덴마크가 넣은 골이기에, 남은 89분이 더욱 흥미로울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엔 충분했다.

크로아티아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크로아티아도 역시 행운이 동반된 이른 골을 만들었다. 전반 4분, 시메 브르살리코로부터 시작된 오른쪽 측면 공격이 덴마크를 흔들었다.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다급하게 걷어내려던 덴마크 수비수 헨리크 달스가드의 클리어링이 동료를 맞고 다시 위험 지역에 떨어졌다. 하필이면 이는 크로아티아 최고의 피니셔 만주키치 앞에 떨어졌고, 만주키치는 이를 놓치지 않으며 곧바로 승부 균형 추를 바로 잡았다. 만주키치가 대회 첫 골을 넣은 순간이자, 조별 라운드 세 경기서 단 1실점을 자랑한 덴마크의 끈끈한 수비가 토너먼트에 들어와선 4분 만에 골문을 내준 순간이었다.

일격을 당하자마자 곧바로 되갚아준 크로아티아의 상승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내친 김에 역전까지 만들기 위해 더욱 고삐를 당겼다. 전반 11분 이반 페리시치의 프리킥으로 분위기를 달궜고, 전반 25분에는 만주키치의 과감한 침투로 덴마크를 위협했다. 그러나 덴마크 역시 쉽게 당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선제골을 넣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25분 마르틴 브레이스웨이트를 향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침투 패스가 조금만 더 타이밍이 맞았더라면, 곧바로 덴마크의 추가골로 연결될 수도 있었다.

 

 

이후 두 팀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이른 시간 한 골씩 주고 받았던 초반의 흐름이 오히려 두 팀을 더 신중하게 만든 듯했다. 크로아티아가 전반 25분 기준 패스 숫자에서 128대 49로 월등히 앞설 만큼 공을 갖는 횟수는 많았으나, 찬스의 숫자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크로아티아가 부지런히 움직이며 물꼬를 텄고, 덴마크는 특유의 안정적 대형을 유지하며 견고하게 버텼다. 크로아티아는 어떻게든 역전하기 위해 애썼으나, 전반 28분 라키티치의 슛과 페리시치 두 번 연속 슛이 모두 빗나가고 전반 43분 라키티치의 중거리 슛마저 골문을 벗어나며 끝내 1-1의 스코어를 바꾸진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흐름은 비슷했다. 크로아티아가 좀 더 바쁘게 움직이며 무언가를 만들려 했으나, 덴마크 역시 공수 밸런스를 최대한 깨지 않으면서도 간간히 득점 기회를 잡았다. 크로아티아로선 주력 선수들인 모드리치와 라키티치 등이 조별 라운드와 달리 몸이 무거운 게 아쉬웠다. 덴마크가 유수프 포울센과 브레이스웨이트 등 공격수들까지 수비 가담을 하며 크로아티아를 괴롭힌 건 사실이나, 모드리치와 라키티치의 탈압박과 패스 등이 딱히 가볍지 못했다.

오히려 덴마크가 후반 10분 포울센의 크로스가 수비에 맞고 나오자 브레이스웨스트가 용감하게 덤비며 기회를 잡았고, 후반 28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역습 상황에서 간결한 슛으로 크로아티아를 놀라게 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요십 피바리치와 마테초 코바시치를 잇따라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했으나, 오히려 덴마크가 좀 더 안정감을 갖추며 경기를 이끌었다. 크로아티아가 후반 31분 루카 모드리치의 중거리 슛, 후반 추가 시간 라키티치의 중거리 슛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려 했으나, 결국 덴마크의 골문을 다시 한 번 여는 데는 실패해 연장전에 돌입하게 됐다.

마지막 15분을 주도한 건 덴마크였다. 기본적으로 수비에 힘을 둔 채 반격으로 재미를 봤던 덴마크는 아예 피오네 시스토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시스토는 연장 후반 2분 두 명을 제치고 돌파해 들어간 뒤 위협적 슛을 날리며 주도권을 좀 더 가져왔다. 이후로도 경기를 주도한 건 계속해서 덴마크였다. 덴마크는 시스토를 앞세워 한동안 경기에서 실종된 듯했던 스피드를 끌어올렸고, 크누드센의 롱 스로인을 계속해서 시도하며 크로아티아를 힘들게 했다.

그러나 연장 후반 8분, 크로아티아가 오히려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었다. 모드리치가 공간과 함께 돌아서는 짧은 순간 속에서도 안테 레비치를 향해 절묘한 침투 패스를 만들었다. 그간 견고하던 덴마크 수비진이 단번에 무용지물이 되는 멋진 장면이었다. 레비치는 카스퍼 슈마이켈마저 제치고 텅 빈 골대를 향해 전진했으나, 덴마크 수비수 요르겐센이 뒤에서 파울을 해 완벽한 실점 위기를 페널티킥과 맞바꿨다. 하지만 이게 결과적으론 좋은 선택이었다. 키커로 나선 크로아티아 에이스 모드리치의 슛이 슈마이켈의 선방에 걸렸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로선 득점와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애석하게도 연장전으로 향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반면 덴마크는 120분 내내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단 한 번의 실수로 경기를 그르칠 뻔했던 위기를 슈마이켈의 슈퍼 세이브로 이겨낸 셈이었다.

 

 

결국 두 팀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한 골씩 만들고도 이후 116분 동안 단 한 골도 만들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겨루게 됐다. 승부차기에서도 땀나는 승부가 이어졌다. 덴마크의 첫 번째 키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슛이 골대에 맞고 나왔고, 크로아티아의 첫 번째 키커 밀란 바델리의 슛 역시 슈마이켈의 선방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또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었다.

덴마크의 두 번째 키커 시몬 키에르는 골문 구석으로 깔끔하게 차며 이 경기의 첫 승부차기성공자가 됐다. 그러자 크로아티아도 안드레이 크라마리치가 슈마이켈을 완벽하게 속이며 성공했다. 덴마크의 세 번째 키커인 베테랑 미하엘 크론 델리도 왼쪽 구석을 뚫으며 다시 한 골을 앞서 나갔다. 크로아티아의 세 번째 키커 모드리치는 앞선 페널티킥 실패를 딛고 중앙으로 차며 다시 점수를 따라붙었다.

네 번째 키커는 다시 나란히 실패했다. 덴마크의 네 번째 키커는 라세 쇠네의 슛이 수바시치의 선방에 막혔고, 크로아티아의 네 번째 키커 피파리치의 슛 역시 슈마이켈에게 완전히 읽히고 말았다. 덴마크의 다섯 번째 키커 니콜라이 요르겐센의 슛은 가운데로 향했으나, 수바시치의 무릎에 맞고 나왔다.

이제 마지막 키커 라키티치의 슛이 두 팀의 승패를 가를 승부처가 됐다. 라키티치는 특유의 침착한 슛으로 골문을 갈랐고, 결국 크로아티아가 120분 승부와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8강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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