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서 월급 120만원 ‘개고생’ 각오…아들아, 두려워 마라
- 출처:중앙SUNDAY|201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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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야구를 잘하는 아들이 자랑스러웠다. 아이가 중 1 때, 리틀야구 결승전에서 1점 차로 지고 있는 경기 막판 투 아웃에 주자 3루. 안타를 치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풀이 죽어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아이의 등 뒤에서 아빠가 혼잣말을 했다. “에이 새끼. 이럴 때 못 해주네.” 아이는 몇 년 뒤 ‘야구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아빠의 그 말을 들었을 때”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이는 똑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기억을 갖고 있다. “홈런으로 끝내겠다는 마음을 먹고 타석에 들어섰어요. 게임당 한 개 이상 홈런을 쳤거든요. 근데 아빠가 ‘야, 홈런 치려고 욕심 내지 마’ 소리를 지르시는 거예요. 순간 어깨에 힘이 탁 풀렸죠. 그리고 정말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로 잡혔어요. 경기 진 것도 슬펐지만 아빠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 인생에 불쑥불쑥 개입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메이저리그서 한 타자만 상대해도 축복
아이는 자라서 서울고 에이스가 됐다. 이름은 최현일(19). 1m88cm·89kg의 듬직한 체구에 최고 시속 151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오른손 투수다. 올해 고교를 졸업한 그는 KBO리그 드래프트를 신청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계약금 30만 달러(약 3억3500만원)를 받고 루키리그부터 시작한다. 루키리그 선수의 주급은 250달러, 월 120만원 정도다. 그나마 시즌 중 5개월 정도만 급여가 나온다. 최현일은 “고생할 각오는 하고 있어요. 제 결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분이요? 당연히 아빠죠”라며 웃었다.
아빠 이름은 최승표(47). 야구계에서 꽤 알려진 ‘베이스볼 대디’다. 교육 관련 개인사업을 하면서 스포츠코칭 미디어 ‘코치라운드’ 대표를 맡고 있다. 네이버 카페 ‘우리 아이는 야구선수’도 이끌고 있다.
최현일은 2월 13일 혼자 LA로 출국한다. 지난달 29일, 최현일이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 ‘히터스베이스볼센터’에서 부자(父子)를 만났다.
최현일에게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만한 주무기’가 뭔지 물었다. 대답은 예상과 달랐다. “제가 고교 레벨에선 공이 꽤 빨랐잖아요. 근데 거기 가면 다들 그 정도는 던지잖아요. 유일했던 장점이 사라졌으니…, 가서 해 보면서 찾아보려고 해요.”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선배들을 만나봤냐고 하자 그는 “두 명 정도 만났는데 별 얘기는 안 했어요. 급여도 엄청 적고, 가끔 인종차별하는 애들도 있다고 들었어요”라고 답했다.
‘개고생’이 뻔히 보이는 미국에 왜 가려고 하는지 물었다. “미국이 야구를 제일 잘하잖아요. 거기선 한국에서 못 하는 걸 할 수 있대요. 유격수라면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유격수)처럼 백핸드 캐치 한 뒤 점프하면서 송구하는 거죠. 한국에선 실패하면 ‘기초도 없이 나댄다’고 욕 먹겠지만 거기선 그런 시도 자체에 박수를 보낸다고 하네요.”
최승표 대표는 “도미니카에서 짱돌 던지다 온 친구도 150∼160km 찍는다는 곳 아닙니까. 마이너리거가 메이저로 올라갈 확률을 10%로 보죠. 현일이도 딱 그 정도 확률이라고 봅니다. 루키리그에서 싱글A 거쳐 더블A까지만 올라와도 감사할 거고,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 한 타자만 상대해도 축복이고 선물이겠죠. 그 뒤에 한국 돌아와 군대 마치고 KBO리그 뛸 수도 있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최현일은 “제가 아이들을 참 좋아해요. 은퇴 후에 미국에서 배우고 경험한 걸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면 좋지 않겠어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여친 있다니 다행, 24시간 운동만 생각 못해
아들이 야외 훈련장으로 나갔다. 아빠와 마주앉았다.
Q : 가장 걱정되는 건 뭔가.
A : “정서적인 부분이다. 외로움·불안함·두려움 같은 감정을 겪게 될 텐데, 온전히 받아들이고 해석하기엔 아직 어리니까. 살면서 그런 과정을 거쳐야 심신이 건강해지지 않겠나.”
Q : 휴대폰에 여자친구 사진을 붙여놨던데.
A : “미국에서 고등학교 다닌다고 하더라. 현일이에게 여친이 있기를 바랐다. ‘운동선수는 운동에만 전념하고 한눈 팔면 안 된다’는 건 철 지난 얘기다. 어떻게 24시간 운동만 생각할 수 있나. 우리는 아이들이 실수도 하면서 배우게 하는 게 아니라 아예 못하게 한다. 누르면 더 튀어나가게 돼 있다.”
Q : 왜 아들에게 미국행을 세뇌시켰나.
A : “그러게. 요즘 들어 괜한 선택했나 가끔 후회도 한다(웃음). 우리는 야구와 관련된 정보나 지식이 잘 유통되지 않는다. 그런 걸 꺼내놓으려다가 ‘괜히 찍히지 않을까’ 싶어 얼른 거둬들인다. 엘리트 선수로 커 나가는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흐르는 정서는 ‘두려움’이다. 내 아이가 이런 분위기와 다른 공기와 문화를 접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빠는 ‘어쩌다 야구박사’가 됐지만 아들에게 “내 말도 다 믿지는 마라”고 자주 얘기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최현일은 지도자들에게도 ‘왜 그런지, 왜 그래야 하는지’ 따져 묻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최 대표는 “현일이가 ‘싸가지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다 나 때문”이라며 웃었다.
Q : 본인이 생각하는 학생야구의 문제점은.
A : “일상적인 폭력이다. 물리적인 게 줄었다고 하지만, 폭력의 범위를 어디까지 놓느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진다. 운동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선수)의 자율적 선택,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허용되지 않는 것 자체가 폭력이다.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그러나 감독이 ‘쉬어’ 하기 전까지는 쉴 수가 없다. 팔이 아프면 운동장에서 걷기라도 해야 한다. 그게 소위 ‘팀워크’다.”
Q : 야구선수가 운동과 학업의 병행이 가능한가.
A : “중·고교 교과서가 너무 어렵다. 하루 7교시 수업 듣는 게 별 의미가 없다. ‘배움의 경험’을 줘야 한다. 선생님과 질문─대답을 하면서 뭔가를 깨닫고,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같은 책을 읽고도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 있구나’ 느끼게 하고…. 세이버 매트릭스(통계학적·수학적 야구 분석)를 통해 수학을 공부하면 ‘수의 세계가 이렇게 오묘하고 우리 현실과 이렇게 밀접하구나’ 느끼고 흥미를 갖게 될 것 같다. 학생 선수들에게는 이처럼 특화된 커리큘럼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현일이를 키우면서 본인도 성장했는지’ 물었다. “그럼요. 제가 어쩌면 더 성장했을지도….”
그리고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내가 얼마나 별 볼 일 없는 사람인가 알게 된 거죠. 초등학교 시합 때 난리 치는 학부모 보면서 ‘매너 없이 왜 저러냐’ 했는데, 막상 애 모습 보면서 순간순간 욱해서 소리지르고, 잔소리하고, 돌아서서 미안하다고 하고, 겸손해지기도 하고, 오만해지기도 하고 ….”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일본 영화가 있다고 했더니 그도 그 영화가 떠오른다고 했다. 제목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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