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범호 1군 콜업, 김기태 감독은 예우를 다했다
- 출처:스포티비뉴스|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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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준이 엔트리서 제외된 것은 지난 6일이다. KIA는 이날 현재 5승8패로 5할 승률을 밑돌고 있었다. 김주찬 김선빈 등 새로 나타난 부상 선수들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 명의 주전급 선수라도 급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이었다면 7일 이범호를 1군으로 불러올렸을 것이다. 이범호는 일주일 전부터 경기를 뛰고 있었다.
2군 경기이긴 해도 게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몸 상태가 어느 정도는 회복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비는 물론 주루까지 가능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기태 KIA 감독은 하루를 더 기다렸다. 마침 7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기는 했지만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엔트리 하나가 빠진 채 경기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범호를 바쁘게 불러들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진짜 답은 김기태 감독만이 알고 있는 것이겠지만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이유는 있었다.
당시 KIA 2군은 원정을 떠난 상황이었다. 황인준을 대신해 1군에 올라올 선수라면 6일 경기 후 급하게 짐을 싼 뒤 1군으로 향해야 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런 선택을 했겠지만 김기태 감독 스타일은 아니었다.
KIA 한 코치는 "황인준을 2군으로 내리며 이미 이범호의 1군행은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은 급하게 이범호를 불러올리지 않았다. 이범호 정도 되는 베테랑이 급하게 짐을 싸서 낮 경기를 하는 팀에 합류하게 되면 페이스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한 경기에 빠지더라도 이범호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1군에 합류하길 바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2군 원정을 떠나 낮 경기를 치른 선수가 갑자기 짐을 싸 다시 1군에 합류한다는 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행여나 이범호가 다시 다칠까 염려해 그동안 1군행을 미뤘던 김 감독이다.
정상적으로 경기에서 뛰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있으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햄스트링에 위험성을 안고 있는 이범호가 다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이범호가 올라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시 다치지 않고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때문에 갑작스러운 이동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의 공백을 감수하고도 이범호에게 충분한 휴식을 준 뒤 1군에 합류할 수 있도록 배려한 이유다.
이범호도 이런 배려를 느끼고 있다. 이범호는 "1군에 올라가는 시기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충분히 계산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2군에서 수비와 주루를 하면서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바로 좋은 컨디션으로 1군에서 뛸 수 있는 상황"이라며 "베테랑으로서 시즌 개막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제라도 합류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보다 집중하고 노력하겠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편안하게 1군에 합류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팀 분위기가 바뀔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팀이 급한 상황 속에서도 이범호의 콜업을 최대한 편한 상황으로 만들어 갔다. 보다 긴 내일을 생각한 결정이 이후 어떤 결과를 만들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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