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깜놀" 안재현 쾌거에 숨겨진 감동 사연
출처:노컷뉴스|20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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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아쉬웠다. 이길 수 있던 경기, 그렇게 되면 또 하나의 역사를 쓸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더군다나 절친한 선배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겨야 했던 경기였다.
한국 남자 탁구의 현재와 미래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과 안재현(20·삼성생명) 얘기다.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쳤고, 승부가 끝난 뒤에는 순수하게 대표팀 동료로서 응원을 펼쳤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고, 뜨거운 우정을 확인하며 다음 대회 성장을 다짐했다.

안재현은 27일(현지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개인전) 단식 4강전에서 마티아스 팔크(스웨덴)에 3 대 4(11-8 7-1 11-3 4-11 9-1 11-2 11-5) 석패를 안았다. 2003년 주세혁(한국마사회) 이후 16년 만의 남자 단식 결승행이 무산됐다.

이번 대회 안재현은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세계 랭킹 157위로 예선부터 치르고 올라온 안재현은 본선 1회전에서 14위 웡춘팅(홍콩)을 격파했고, 32강전에서 29위 다니엘 하베손(오스트리아)을, 16강전에서 4위 하리모토 도모카즈(일본)를 누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8강전은 운명의 대결이었다. 대표팀 선배이자 세계 10위 장우진과 맞대결이었다. 장우진은 지난해 코리아오픈 3관왕과 왕중왕전인 그랜드 파이널스 복식 우승 등 최근 한국 탁구의 대세로 통하는 선수.

그러나 7세트 대접전 끝에 안재현이 선배를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안재현은 한국 탁구 사상 최초로 첫 세계선수권 출전에서 메달(동)을 목에 거는 역사를 썼다. 한국 남자 단식 역대 최연소 메달 기록도 세웠다.

이런 돌풍에 전 세계 탁구계가 깜짝 놀랐다. 김택수 남자 대표팀 감독은 "한때 유럽을 주름잡았던 블리디미르 삼소노프 등 전 세계 탁구 관계자들이 ‘157위가 4강에 오른 것은 기적‘이라고 극찬을 하더라"고 귀띔해줬다. 이어 "중국 측도 안재현의 등장에 긴장해서 준비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안재현의 돌풍에는 역설적이게도 장우진의 숨은 도움이 있었다. 후배를 아끼고 이끌어준 선배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27일 경기 뒤 한국 선수단 전체 회식에서 안재현은 장우진의 선행(?)을 들려줬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안재현은 장우진의 예비 라켓이 눈에 들어왔다.안재현은 "1번 라켓을 많이 쓰다 보니 2번은 잘 안 쓸 것 같아서 우진 형에게 달라고 했다"면서 "그랬더니 형이 흔쾌히 쓰라고 줬다"고 말했다.

승승장구했다. 안재현은 장우진의 라켓을 들고 예선을 당당하게 통과했다. 그러더니 무섭게 강호들을 꺾으며 8강에까지 진출했다.
장우진도 당황했다. 장우진은 "내 라켓을 줬을 때는 그냥 잘 하라는 마음뿐이었는데 본선에서 나와 8강에서 붙는 대진이 성사됐더라"면서 "나와 붙으면 어쩌나 살짝 고민이 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결국 8강에서 둘이 맞붙은 얄궂은 대결이 펼쳐졌다.

하지만 선배는 선배였다. 장우진은 후배를 위해 어쩌면 본인에게 불리할지 모를 결정을 내렸다. 8강전을 앞두고 새 러버를 안재현에게 준 것. 장우진은 "나는 16강전 상대인 티모 볼(독일)이 기권하면서 러버를 쓰지 않게 됐다"면서 "그래서 쓰지 않은 러버가 있어서 재현이에게 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맹활약 등으로 톱랭커가 된 장우진은 중국 유수의 업체로부터 최고급 러버를 후원받는다. 그러나 안재현은 자비로 러버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 후배를 아끼는 마음에 선뜻 호의를 베푼 것이다. 선수들은 경기마다 러버를 바꾼다.

그런데 결과는 안재현의 승리. 기량 면에서는 장우진의 우위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워낙 상승세를 탔던 안재현이 기세 싸움에서 이겼다는 평가였다. 장우진은 세트 스코어 3 대 3에서 마지막 7세트 10 대 9로 앞섰지만 내리 3점을 내주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 메달이 무산됐다.

실망감이 컸다. 김택수 남자 대표팀 감독은 8강전 뒤 취재진에게 "우진이가 경기 후 숙소로 돌아와 펑펑 울더라"면서 "1시간 동안 얘기하면서 달래줬다"고 말했다. 일단 장우진은 회식 자리에서는 "그런 일 없었다"고 짐짓 부인했지만 룸메이트 박강현(삼성생명)이 "우진이가 화장실에서 많이 울더라"고 폭로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안재현은 "우진이 형이 그럴 줄 알았으면 울리지 않는 건데"라며 놀렸다. 이에 장우진은 "절대 울지 않았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절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대화.

장우진은 4강전에서도 후배에게 또 다시 새 러버를 전했다. 장우진은 "8강전에선 내가 러버를 괜히 줬나 싶었다"는 농담을 하면서도 "그러나 4강전에서는 우리 선수가 이기면 좋은 거니까"라고 말했다. 다만 8강전 직후라 직접 주기는 뭐했는지 박강현을 통해 대신 전했다.

안재현도 8강전 뒤 "더 올라가는 게 우진이 형을 위한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고, 이날 회식에서도 "형이 라켓과 러버까지 줘서 꼭 이기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져서 형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런 안재현을 안아주며 장우진은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다"고 화답했다. 이어 "나도 재현이가 러버를 정성스럽게 붙여주고 관리해줘서 8강까지 오를 수 있었으니 서로 윈-윈"이라고 거들었다.



지난해는 장우진, 올해는 안재현. 후배들의 선전에 대표팀 고참 선배들도 흐뭇한 표정이다. 자극을 받아 더 정진하겠다는 각오다.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 단식 동메달을 따낸 맏형 이상수(29·삼성생명)는 "내가 맏형이지만 지금 잘 하는 선수가 막내라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2년 전 동메달을 따냈는데 재현이가 이어줘서 정말 고맙고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2년 전 이상수와 함께 복식 동메달을 합작한 정영식(27·미래에셋대우)도 "재현이가 이번 대회를 진짜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20살 때 생각이 났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개인과 단체전 등 10번째 세계선수권인데 질 때가 많았고 어느 새 패배가 익숙해진 것 같았다"면서 "그러나 재현이가 이번 대회에서 정말 잘 해나가는 것을 보고 열정이 다시 생겼다"고 강조했다.

안재현은 "이번 대회에 반짝 잘 했지만 계속 꾸준히 국가대표로 뽑혀 형들과 같이 다니면서 배우고 싶다"면서 "세대 교체라고 하는데 열심히 해서 형들을 이기고도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고된 훈련 속에 우정을 키우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펼쳐가는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의 진면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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