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스케이트 벗는다
출처:조선일보|2019-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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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30)가 끝내 빙판을 떠난다.

이상화의 소속사인 본부이엔티는 10일 "이상화가 오는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공식 은퇴식을 연다"고 밝혔다. 작년 평창올림픽이 끝난 이후 공식 대회에 나서지 않았던 이상화는 최근까지 재활 훈련을 해왔지만 경기에 나설 만한 수준까지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선수 생활을 마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상화는 한국 동계 스포츠를 대표하는 올림픽 영웅이다. 은석초등학교 때 친오빠를 따라 스케이팅을 시작했고, 휘경여중 시절 ‘천재 스케이터‘로 불리며 빙속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16세였던 2005년 세계선수권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걸면서 한국 빙속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첫 올림픽 무대였던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선 5위에 올라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상화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예니 볼프(독일) 등을 제치고 ‘깜짝 금메달‘을 따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한체대 친구들인 모태범(남자 500m 금), 이승훈(남자 1만m 금)과 함께 ‘빙속 3총사‘로 불리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2013년엔 세계 기록을 네 번이나 갈아치웠다. 이상화가 그해 11월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세운 36초36은 여전히 여자 500m 세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상화는 2014 소치올림픽에선 압도적인 기량으로 2연속 금메달을 차지해 ‘올림픽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로선 빙속 사상 첫 종목 2연패(連覇)였다.

2018년 평창으로 가는 길은 힘겨웠다. 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선수 생명을 건 모험을 했다. 소치올림픽 전부터 속 썩이던 오른쪽 다리를 수술했다. 이상화는 오랜 시간 하지정맥류(다리 혈관이 튀어나오거나 푸르게 비치는 병)로 고생했다. 고질적인 통증에 시달린 왼쪽 무릎은 수술 대신 허벅지 등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해 극복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악문 훈련 끝에 평창 무대에 선 이상화는 투혼의 레이스를 펼쳐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아시아 빙속 최초의 올림픽 3연속 메달이었다. 특히 최강자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벌인 우정의 경쟁이 많은 팬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지난달 2018평창기념재단으로부터 ‘한일 우정상‘을 받았다.

이상화는 최근 방송 출연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지난 3월엔 가수 겸 방송인 강남(32)과 교제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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