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을 앞두고 치르는 ‘모의고사’에서도 골밑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귀화혼혈선수인 라건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라건아가 골밑에서 고립되고 있다.

한국은 다음달 1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 참가 직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대회를 치르고 있다. 첫날인 지난 24일 FIBA 랭킹 6위의 리투아니아에 29점차로 대패했고, 지난 25일 FIBA랭킹 24위의 체코에도 무릎을 꿇었다. 동유럽 강호인 체코를 상대로 경기 후반 선전했다고 하지만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라건아가 있어 그나마 후반 추격이 가능했다.

라건아는 리투아니아전에서 12점을 올린 뒤 체코전에선 29점 17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그러나 경기 내내 라건아는 골밑에서 자신보다 큰 선수들에 둘러싸여 힘든 싸움을 했다. 경기 도중 짜증내는 모습도 나왔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상식 감독은 “라건아가 (골밑에서)몸싸움과 리바운드 등 짐을 혼자 떠맡고 있는 점이 걱정스럽다. 김종규와 이승현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골밑에서 경합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체코전에서 김종규는 5점 4리바운드, 이승현도 4점 6리바운드에 그쳤다. 207㎝의 김종규는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지만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이승현(197㎝)은 투지있게 수비하긴 했지만 높이의 한계를 절감했다. 은퇴한 김주성과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오세근(KGC인삼공사)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가드까지 200㎝대일 정도로 장신이 즐비한 리투아니아와 체코는 활발히 움직이며 스위치를 하기 때문에 라건아가 스위치 상황에서 외곽으로 나가면 골밑이 쉽게 뚫리는 약점을 드러냈다. 골밑을 라건아 홀로 지키다보니 그 약점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김 감독이 월드컵을 앞두고 김종규, 이승현에게 골밑 플레이를 더 강조한 이유다.

한국은 27일 앙골라와의 4개국 초청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오는 29일 결전지 중국으로 떠난다. 앙골라전에서 라건아 의존도를 분산시킬 최소한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농구월드컵 무대 1승이라도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