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月 80만원 받던 나, SK 스카우트 만나 야구인생 역전"
- 출처:동아일보|20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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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마무리 투수 하재훈(29)은 최근 ‘연봉 잭팟’을 터뜨렸다. 올해 KBO리그 세이브 1위(36개)에 오르며 팀 내 투수 고과 1위에 오른 덕분이다.
마산용마고 졸업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11년 만에 돌아온 ‘해외 유턴파’ 하재훈은 규약상 올해는 신인 연봉인 27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투수 왕국’ SK의 마무리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며 KBO 사상 2년 차 최고 연봉이자 최고 인상률(456%)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2년 차 최고 연봉은 KT 강백호의 1억2000만 원, 최고 인상률은 2007년 류현진(당시 한화)의 400%였다. 하재훈은 “프로 선수는 한 만큼 받는 것 아닌가. 팀에서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때만 해도 외야수로 뛰던 하재훈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에 검정 민소매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채로 30개 정도의 공을 던졌다. 이를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은 향후 SK가 하재훈을 영입하는 근거가 됐다. 허정욱 SK 스카우트는 “어깨가 좋다는 평가가 많아 어떻게든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싶었다. 구속이 빠르고 볼 끝이 좋아 충분히 프로에서도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재훈은 “테스트 다음 날 경기 중 얼굴에 공을 맞아 광대뼈가 부러졌다. SK에 다쳤다고 했더니 ‘차라리 잘됐다. 공 던지지 말고 어깨를 아끼라’고 하시더라. 투수로 뽑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재훈은 마이너리그 시절 타격에 상당한 재능을 보였다. 2012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인 퓨처스 게임에 나선 하재훈은 최근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대 규모 계약(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약 3762억 원)을 한 게릿 콜(29·뉴욕 양키스)을 상대로 홈런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2013시즌 이후 손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부진에 빠졌던 하재훈은 투수로 전향했다 다시 외야로 돌아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손목, 턱뼈, 광대뼈 골절 등 부상이 많았던 하재훈은 후유증은 없냐는 질문에 “얼굴을 다쳐서 좀 못생겨진 게 아쉽다. 안 다쳤으면 난리가 났을 텐데…”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주변에서 힘들었을 때 생각이 많이 나느냐고 묻더라. 하지만 나는 지나간 일은 잊는 스타일이다. 좋은 경험만 기억하고 힘들었을 때의 상황은 다 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먼 길을 돌아 KBO에 안착한 하재훈은 ‘2년 차 징크스’를 뛰어넘기 위해 일찌감치 몸을 만들고 있다. 올해가 투수로서 풀타임 시즌을 치른 첫해인 만큼 이달 말까지는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그동안 쌓인 어깨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집중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재훈은 “남들보다 시작이 늦지 않았나. 자유계약선수(FA)와 같은 먼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당장 내년에도 연봉을 올리자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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