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 상상해보라’…캠프 중단 열흘째, 주목받는 김광현의 외로운 싸움
- 출처:스포츠경향|2020-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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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새 리그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모든 것이 중단됐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야구도 할 수 없고, 코로나19의 위험은 점점 커지는데 집으로 돌아갈 수도,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지난 12일부터 시범경기가 중단되고 개막이 연기된 메이저리그에서 ‘외국인 신인’으로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의 모습이 주목받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지난 21일 “김광현과 그의 통역에게 코로나19 중단 사태는 팀워크 테스트 기간이 될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현재 문 닫은 스프링캠프지에서 김광현의 생활을 전했다. 사실상 의지할 데가 통역 최연세 씨뿐인 김광현의 조금은 답답한 상황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김광현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스프링캠프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로 시범경기가 중단되면서 단체 훈련도 금지돼 사실상 캠프가 폐쇄된 상태다. 많은 선수들이 집으로 돌아간 상태지만 김광현은 외국인 여행 금지 조치로 인해 한국에 오지 못한 채 캠프지에 남아있다.
현재 김광현을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결국 언어의 장벽이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합류 이후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적극적으로 대화하려 노력하며 팀 적응을 위해 애썼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는 김광현의 노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캠프에는 일부 선수가 남아있지만 캠프 시작 한 달 만에 팀 훈련이 해체된 상태에서 신인인 데다 영어가 유창하지 못한 김광현이 잔류 선수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충분히 어울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매체는 김광현이 현재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채 근처 카페에서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가 새로운 장소를 찾느라 애썼던 최근의 일화를 소개하며 “오로지 야구만 통할뿐 언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모든 것이 폐쇄됐다. 처음 온 나라에서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상상해보라”며 현재 매우 답답할 김광현의 상황을 전했다.
다른 선수들처럼 가족이 있는 집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은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 매체는 “집으로 가라는 리그의 권고가 외국인선수들에게는 선택권조차 없다. 캐나다 출신의 외야수 타일러 오닐도 추후 복귀가 어려울까봐 김광현처럼 집에 가지 않고 미국에 있지만 영어권 선수가 아닌 김광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김광현은 심지어 코로나19 상황만 놓고보면 한국이 미국보다 더 안전함에도 추후 입국 상황을 고려해 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매우 호투하며 선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던 중에 시범경기가 중단되고 부상 중이던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복귀 시간을 벌어 추후 상황이 불투명해진 점도 김광현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이 매체는 4경기에서 8이닝 1볼넷 11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친 김광현의 시범경기 성적과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의 극찬을 전하며 “선발 로테이션으로 직행하는 것 같았으나 상황이 달라졌다. 팬데믹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 와중에 피칭훈련을 제대로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매체는 “김광현은 미국에 커브볼을 던지러 온 것이지 캐치하러 온 것이 아니다”며 캐치볼 훈련밖에 할 수 없는 현재 상황을 표현하며 “김광현은 롱토스를 함께 할 파트너를 찾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하나만 겹쳐도 힘겨울 이 모든 상황을 통역 최연세 씨와 함께 견뎌내고 있다. SK에서 외국인 선수 통역 직원으로 근무해 김광현과도 오랜 인연이 있는 최연세 씨는 현재 곁에서 통역이자 친구이자 매니저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 매체는 “현재 아무 것도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최고의 동료 상이 있다면 김광현의 통역 최연세 씨에게 주어져야 한다”며 “이 거친 여행을 마치고나면 시즌 때 경기를 치러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진출하자마자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을 맞았지만 이 위기를 침착하게 잘 극복해내면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더 강한 선수로 인정받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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