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포수 강민호(35)는 쉴 틈 없이 바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한다.

삼성 내 강민호의 존재감은 무척 크다. 베테랑 주전 포수로서 팀 전반을 이끈다. 무조건 나서는 스타일은 아니다. 동료들 옆에서 발맞춰 걷는다. 그라운드 밖에서 더 많은 일을 한다.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이는 젊은 투수진이다. 원태인, 김윤수, 최채흥 등에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해준다. 때로는 뼈 있는 말도 던진다. 강민호는 “처음 삼성에 왔을 때(2018년) 팀에서 어린 투수들을 도와달라고 하더라. 앞으로 라이온즈를 끌어갈 선수들이니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이야기를 해준다”고 전했다.

경험이 적고 연차가 낮을수록 시행착오를 겪는다. 강민호는 “커가는 과정이다. 처음부터 잘할 순 없다. 당연히 실패도 한다”며 “너무 걱정하거나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말해준다. 과정만 생각하고 착실히 준비하면 어느새 커리어가 쌓일 거라고 다독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기분 나쁘지 않게 메시지를 건네려 한다. 모두 더 발전할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외인이나 베테랑 투수와도 적극적으로 대화한다. 스스럼없이 의견을 제시한다. 강민호는 “경기 전 전력 분석할 때 어떤 식으로 던지고 싶은지 묻는다. 경기 후에는 내가 낸 사인, 투수가 고개를 흔든 이유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의견을 맞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포수 후배들에게도 힘을 실었다. 강민호는 “김응민, 김도환 등 전부 잘하고 있다. 실력 좋은 포수가 정말 많다는 걸 느낀다”며 “나도 더 열심히 준비한다. 30대 초반엔 주전을 당연하게 여기기도 했다. 이제는 경쟁해서 이겨야만 뛸 수 있는 위치”라고 말했다.

주장 박해민도 수혜자 중 한 명이다. 박해민은 “올해 주장을 처음 해봤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형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강민호는 “나도 롯데, 삼성에서 주장을 해보지 않았나. 변화를 주거나 분위기를 쇄신하려 하면 항상 탈이 나더라”며 “해민이에게도 평소처럼 하되 조금 더 성실히 움직이면 모든 선수가 따를 것이라고 했다.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라고 싱긋 웃었다. 삼성에 긍정적인 강민호 효과가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