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세 톰 브래디, 만년 하위팀 이끌고 수퍼보울 또 정복
- 출처:중앙일보|202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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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다시 한번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쓴 미국 프로풋볼(NFL) 쿼터백 톰 브래디(44·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활약을 이렇게 평가했다. 브래디가 이끄는 탬파베이는 8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5회 NFL 수퍼보울(챔피언결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31-9로 이겼다.
브래디는 29차례 패싱 공격을 시도해 21번 적중했다. 201야드를 따냈다. 터치다운 패스도 3개 성공했다. 브래디는 자신의 통산 10번째 수퍼보울에서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출전도 우승도 NFL 최다다. 그는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혔다. 통산 5번째인데, 이 역시 최다 기록이다. 탬파베이는 18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로 ‘빈스 롬바르디’(수퍼보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상 첫 수퍼보울 개최 팀이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브래디의 해피엔딩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20년(6회 우승)간 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밀려나 탬파베이로 옮겼다. 뉴잉글랜드는 브래디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판단해 재계약을 주저했다. 탬파베이는 2007시즌 이후에는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만년 하위 팀이다. 최고 지략가라는 빌 벨리칙 같은 감독도, 수퍼스타도 없는 팀이다. 이번 만큼은 브래디라도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브래디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 먼저 동료를 모았다. 우선 2019년 은퇴한 뉴잉글랜드 시절 동료 롭 그론코우스키(31)를 복귀시켰다. 정상급 타이트엔드 포지션이었던 그론코우스키는 브래디와 함께 뛰기 위해 은퇴를 번복했다. 브래디는 구단을 설득해 뉴잉글랜드의 후보 와이드리시버 안토니오 브라운(33)도 데려왔다. 잇단 폭력 사건으로 문제아 낙인이 찍힌 선수였다.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던 중이었다. 구단이 망설이자, 브래디가 밀어붙였다. 마지막으로 잭슨빌 재규어스에서 방출된 러닝백 레너드 포넷(26)을 데려왔다. 그렇게 자신의 손과 발이 될 멤버를 불러모아 이른바 ‘브래디 사단’을 완성했다.

차세대 레전드 쿼터백으로 꼽혔던 캔자스시티 패트릭 머홈스(26)는 탬파베이 수비진의 강력한 압박에 뒷걸음질 치기 바빴다. 터치다운 패스조차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GOAT’ 브래디가 ‘베이비 GOAT’ 머홈스에게 한 수 가르쳤다”고 썼다. NBC스포츠는 “브래디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왕”이라고 치켜세웠다. 전 세계 스포츠 스타의 축하도 이어졌다.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와 미국 프로농구(NBA) ‘킹’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는 트위터를 통해 각각 “브래디는 전설”, “7회 우승 축하”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뉴잉글랜드는 “당신은 GOAT”이라고 전했다. 브래디는 “자랑스럽다. 우리가 수퍼보울에서 우승할 거라는 건 모두가 알았을 것”이라고 여유를 부렸다. 이어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수퍼보울은 미국의 국가적인 축제로 치러졌다. 경기장(65000석)엔 수용 인원의 30%인 2만2000여명만 입장했다. 빈자리엔 사람 형상 입간판을 세워 만원 관중 분위기를 연출했다. 팬들이 경기를 보며 먹어치운 닭 날개가 14억2000만 개로 추정됐다. 지난해보다 2% 늘어난 수치다. 하프타임 공연은 R&B 가수 위켄드(Weekend)가 책임졌다. 세 차례 그래미상을 받은 그는 히트곡 ‘스타 보이’, ‘더 힐스’ 등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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