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데이비드 뷰캐넌(32)은 삼성의 장수 외인 투수로 남을까.

삼성은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부터 외국인 투수 운이 좋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에 비해 투수 교체가 잦았고, 그만큼 오랜 시간 팀과 동행할 적임자도 찾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벤 라이블리가 3년째 계약을 맺으며 장수 외인 투수 기대감을 높였지만, 6경기 출전에 그친 뒤 3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KBO를 떠났다.

리그 내 장수 외인을 보유했던 구단은 많다. 두산은 OB베어스 시절 타이론 우즈가 5시즌을 함께했고, 7시즌을 뛴 더스틴 니퍼트의 활약 또한 대단했다. 한화에는 7시즌을 함께한 제이 데이비스, 롯데에는 4시즌을 동행한 펠릭스 호세가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진 NC도 3시즌을 함께한 에릭 테임즈와 드류 루친스키를 보유하고 있다.

팀의 전력 안정화를 위해서는 믿음직한 외국인 선수는 필수다. 그리고 뷰캐넌은 2시즌 동안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0시즌을 앞두고 삼성 유니폼을 입은 뷰캐넌은 구단 5년 만에 외인 투수 10승을 달성했고, 올해는 구단 외인 투수 최다승인 16승을 달성했다. 과거 벤델헐크와 함께 삼성 역사상 최고의 외인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뷰캐넌은 성적뿐 아니라 팀 분위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등판하지 않는 경기에서는 더그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늦게 들어온 외인 동료의 적응을 위해 먼저 다가가는 모습도 자주 포착된다. 특히 허삼영 감독이 강조했던 루틴도 철저하게 지키며 어린 국내 투수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미 허 감독은 지난달 “계속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다음 시즌도 동행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남은 건 포스트시즌을 잘 끝낸 뒤 뷰캐넌의 마음이 중요하다. 뷰캐넌이 다음 시즌도 무사히 완주하면 삼성과 가장 오래 함께한 외국인 투수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