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구단부터 KBO까지’ 독립구단 위해 발 벗고 나선 지도자
- 출처:스포츠동아|202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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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관 파주 챌린저스 감독(62)은 2018년에 NC 다이노스 1군 타격 코치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부터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를 이끌고 있다.
단장으로 부임해 재능기부에만 나섰던 양 감독은 독립구단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프로 재도전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아예 지휘봉까지 잡았다. 프로 때부터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기로 유명했던 양 감독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단장 겸 감독으로 파주 챌린저스를 이끈 2021시즌. 올해는 그의 인생을 통틀어서도 가장 고단한 한 해였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독립구단의 환경, 이로 인해 꿈을 점차 포기할 수밖에 없는 후배들. 지도자로서 이를 옆에서 바라보는 양 감독의 마음은 매일 찢어졌다.
양 감독은 12일 “지난해 11월에 제의가 들어와 많은 고민을 했다. 재능기부로 후배들을 지도하며 도움을 주려고 시작했는데, 막상 현실을 마주하니 손 볼 곳이 너무 많아 일선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열악한 시설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재능을 보여줄 여건마저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의 독립구단에 대한 관심은 크게 떨어졌다.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도 관심을 받을 수 없으니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2017년에 창단한 파주 챌린저스는 올해까지 10명이 넘는 선수를 프로 무대에 보낸 명문 독립구단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독립구단 중에서도 으뜸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곳마저도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해갈 순 없었다.
악재까지 겹쳤다. 올해 호기롭게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에 참가한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이 운영 1년이 되지 않아 해체를 결정했다. 경쟁팀이지만 사정을 충분히 알기에 양 감독의 심정은 더욱 무너졌다.
양 감독은 “송진우 감독과 답답한 마음에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 지도자로서 후배들이 다시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것만큼 마음 아픈 일은 없다”고 토로했다.
2022년부터 도입되는 KBO 얼리 드래프트 제도는 독립구단의 목줄을 더욱 조이고 있다. 양 감독은 “2년제 대학으로 가는 인원도 만만치 않은데, 얼리 드래프트까지 도입되면 독립구단에 지원할 선수는 지금보다 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리그 참가를 포함해 프로 구단과의 교류전을 활발히 진행하는 독립구단은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대학 야구부보다도 훨씬 더 많다. 프로 도전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길이지만, 선수들은 불안한 팀 운영에 입단을 망설이고 있다.
양 감독은 “파주 챌린저스는 창단부터 선수들의 프로행을 꾸준히 현실화시킨 팀이다. 노하우가 집약돼 있고,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칭스태프 또한 프로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도 온 힘을 다해 뛰고 있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 KBO 운영팀과 꾸준히 만나며 후배들의 프로행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는 중이다. 우리는 1~2년만을 보고 구단 운영을 하는 팀이 절대 아니다. 훨씬 더 장기적인 플랜은 갖춘 팀”이라고 자신했다.
파주 챌린저스는 12월 첫째 주에 자체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양 감독은 아직도 어디선가 나 홀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숨겨진 보석’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네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절대 너를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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