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S우승 반지 7개 주인공...8번째는 꼭 친정 팀에 바치겠다는 '대도(大盜)'
- 출처:마이데일리|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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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프로야구 개막전을 불과 며칠 앞두고 기가 막힌 트레이드가 벌어졌다. 롯데가 실업팀 현대 피닉스로부터 투수 문동환을 데려오기 위해 프랜차이즈 스타 전준호(1969년생 당시 28세)를 현대 유니콘스로 보내고 현금 5억원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그 돈은 실업팀 현대 피닉스 소속이었던 투수 문동환의 계약금 4억원과 이자 1억원, 총 5억원을 현대 피닉스에 반환하기 위해 쓰였다.
마산고-영남대를 졸업하고 1991년 신인 2차 2라운드에 지명돼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 전준호는 강산이 두 번 더 바뀌는 24년이 지나 52세의 나이에 롯데의 2군 퓨처스팀 작전 주루 코치로 친정팀에 복귀했다. 화려해 보이지는 않는다. 금의환향과는 더 거리가 멀다.
그는 1992년 롯데 자이언츠 마지막 우승의 주역이었다. 전준호는 분명히 롯데 우승 DNA를 지니고 있다. 롯데를 떠난 그는 선수 시절 현대 유니콘스에서 4번 더 우승 반지를 끼었다. 그러니까 선수로서 5개다. 2008년 히어로즈로 이적해 2년 더 선수 생활을 한 뒤 2009시즌을 마치고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전준호는 2010시즌 SK 와이번스 1군 작전 주루코치로 지도자 첫발을 내디뎠다. 김성근감독이 그를 불렀다. 코치 첫해에 SK 와이번스의 정규 시즌 우승,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상대로 4연승 스윕 우승을 경험했다. 지도자로서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1992년 롯데 우승 이후 자신의 6번째 우승 반지를 끼었다.
그리고 더 깊게 공부해야 한다며 2011년 한 시즌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마이너 팀에서 인스트럭터로 세계야구 정상의 팀들이 펼치는 작전과 주루를 현장에서 보고 배우며 체득했다.
당시 창단 팀 NC 다이노스에서 연락을 받아 NC 다이노스에 합류해 1, 2군을 오가며 지도자로서 마침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통산 7번째 우승 반지다.
작년 우승팀 NC 다이노스는 올시즌 2연패에 도전했으나 시즌 중 코로나 19 방역 수칙 위반 파문이 벌어지면서 시즌을 사실상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고 새롭게 팀 정비에 나서면서 이동욱 감독(47)과 5살 차이가 나는 전준호 코치 등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런데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가 기다렸다는 듯 찾아 주었다. 19일 롯데가 발표한 2022시즌 코칭스태프 명단에 2군 작전 주루코치로 전준호가 등장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지난 5월, 1군 감독이 되면서 퓨처스 감독 대행을 맡고 있던 정호진 전 배터리 코치가 퓨처스 감독을 맡게 됐는데 52세인 전준호 코치보다 다섯 살이 어리다.
전준호코치는 “야구를 할 수 있고 더욱이 친정팀 롯데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더 바랄 게 뭐가 있겠습니까. 말 그대로 2군에서 제가 열심히 가르친 선수들이 롯데의 퓨처(future), 미래가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롯데에서 선수로서 한번 우승했으니 지도자로서도 꼭 우승 반지를 끼겠습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현역 생활을 롯데 자이언츠에서 마무리할 기회가 있을 뻔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무산됐다는 전준호 코치는 “저는 참 운이 좋습니다. 서둘러 창원에서 부산으로 이사부터 할 겁니다. 그리고 선수들과 빨리 함께 훈련하겠습니다”고 덧붙였다.
선수로서 5개, 코치로서 2개의 우승 반지는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전준호가 우승 DNA를 롯데에 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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