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높이뛰기 2m35 넘어 2위

한국 선수론 최고 성적 기록

“한국 육상 패러다임 바꿨다”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상혁은 1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의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유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를 뛰어 2위에 올랐다.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2m37)이 1위, 안드리 프로첸코(우크라이나·2m33)가 3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은 한국 선수로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번째 메달을 차지했다. 김현섭이 2011년 대구에서 남자 20㎞ 경보 동메달을 딴 이후 11년 만이다. 김현섭은 당시 6위에 머물렀으나 추후 실시한 과거 샘플 도핑테스트에서 1∼3위의 금지약물 사용이 적발, 3위로 올라섰다.

우상혁은 2m19와 2m24, 2m27, 2m30을 1차 시기에서 깔끔하게 성공했다. 2m33에선 1차 시기와 2차 시기에서 모두 실패했으나 최종 3차 시기에서 성공, 위기를 넘겼다. 우상혁은 기합을 넣은 뒤 관중들의 박수를 유도하고 바를 넘었다. 2m35에서도 1차 시기에 넘지 못했으나 2차 시기에서 힘차게 발을 굴러서 성공했다. 우상혁은 매트에 안착한 후 춤을 추며 환호했다.

그러나 우상혁은 2m37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상혁은 2m37을 1차 시기에서 넘지 못했고, 은메달을 확보한 후 2m39를 노렸으나 1차 시기와 2차 시기에서 모두 바에 걸렸다. 우상혁의 개인 최고 기록은 지난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 대회에서 기록한 2m36이다. 반면 바심은 2m37을 1차 시기에 뛰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우상혁은 지난 3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실외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노렸지만 고배를 들었다. 같은 해에 열린 실내 및 실외 세계선수권대회 동시 제패는 남자 높이뛰기 ‘전설’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만이 가진 대기록. 소토마요르는 세계 기록(2m45) 보유자다. 같은 해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소토마요르와 바심, 파트리크 셰뵈리(스웨덴), 찰스 오스틴(미국), 야로슬라프 리바코프(러시아) 등 5명만 실내와 실외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한국 육상은 그동안 트랙&필드에선 가능성조차 엿보지 못했으나 이젠 우상혁이라는 월드 클래스를 보유하게 됐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 침체기에서 나온 등불과 같은 존재다. 한국 육상은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황영조가 금메달, 1996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추가하지 못했다. 트랙&필드 종목은 메달은커녕 상위권 진입의 가능성도 희박했으나 우상혁의 등장으로 2024 파리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게 됐다.

우상혁은 특히 올림픽에서 발돋움을 시작, 월드 클래스로 성장했다. 우상혁은 지난해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로 24년 만에 한국 기록을 경신, 한국의 올림픽 육상 트랙&필드 최고인 4위에 올랐다. 종전 한국 기록은 1997년 이진택이 세운 2m34였고, 종전 올림픽 최고 순위는 역시 이진택이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차지한 8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