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연장 11회 연속 고의4구로 만루 작전을 펼쳤지만 최충연의 폭투로 경기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아쉽게 패배를 안았지만 삼성이 보여준 끈질김은 1위 팀도 진땀을 뺄 만했다. 9위 삼성과의 1위 SSG의 격차는 멀고 멀지만 경기를 대등하게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소득이었다.

지난 1일부터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박진만 감독대행의 용병술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도 놀라움을 표할 정도다. 김원형 감독은 6일 경기를 앞두고 전날 경기를 복기했다.

삼성은 전날 SSG를 상대로 3-1로 승리했다. SSG는 에이스 투수 윌머 폰트를 내세웠음에도 승리를 놓쳤다.

김원형 감독은 5일 경기에서 7회초 삼성의 공격 때 선수 교체 상황에 주목했다. 당시 0-1로 뒤처져있던 삼성은 선두타자 오재일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바로 김성윤을 대주자로 투입했다. 구자욱과 이원석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기회가 무산될 뻔 했으나 김성윤이 도루로 2루까지 진루하면서 상대를 압박했고 강민호가 중전 적시타를 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점수로 삼성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고 10회 2점을 내면서 승리했다.

김원형 감독은 “대주자로 바뀌었을 때 내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오재일은 한 방이 있는 선수인데 다음 타석에 나설 가능성도 있었지만 교체됐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는 삼성의 한 수가 됐다. 김원형 감독은 “결과적으로는 삼성이 점수를 냈다. 주자가 오재일이었으면 점수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만 감독대행은 이에 대해 “선취점을 준 뒤 오재일이 볼넷으로 출루했는데 이 흐름을 빼앗기면 후반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며 “다음 타자가 구자욱이었는데 상대 수비를 압박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했는데 강민호 선수가 잘 쳐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점이 된 게 흐름을 안 빼앗기고 다시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되짚었다. 김 감독의 말대로 박 대행은 ‘승부’를 걸었던 것이다.

하위권에 처진 삼성은 감독 교체라는 충격을 맞이한 이후 다시 반등의 요소를 보이고 있다. 박 감독대행은 “하고자하는 열정이 보인다. 1승을 하다보니까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벤치 분위기와 하고자 하는 의욕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시즌 동안 박 대행이 보여줄 용병술도 후반기 삼성을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