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곧 결혼, 집도 구했는데…떠나는 김유영의 편지 “처음으로 롯데 울타리 밖을 나가네요”[스경X인터뷰]
- 출처:스포츠경향|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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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은 지난 27일 오후, 롯데 구단 운영팀장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자유계약선수(FA) 유강남의 보상 선수로 LG로 가게 되었다는 내용의 전화 통화였다.
롯데는 지난 21일 유강남을 영입했다.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유강남은 A등급으로 그를 영입한 팀인 롯데는 유강남의 전년도 연봉 200%인 5억4000만원과 함께 보호선수 20인 외 1명을 보상선수로 LG에 내줘야 했다. 김유영은 20인 보상 선수에서 제외되어 있었고 LG의 선택을 받았다.
그에 앞서, KIA가 같은 날 오전 LG의 보호선수 20인 외 명단에서 좌완 김대유를 데려갔다. LG는 김유영으로 좌완 자원을 채웠다.
김유영으로서는 롯데의 보상 선수 명단에서 자신이 빠져있었다는 점, 그리고 태어나서 줄곧 살아왔던 부산에서 떠나야한다는 사실이 적지 않게 충격적이었다. 양정초-개성중-경남고를 졸업한 김유영은 2014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입단해 부산에서 인생의 발자취를 밟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김유영은 곧 자신의 삶의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었다. 내달 10일 김유영은 결혼을 한다. 이미 부산에 살 집도 마련한 상태였다.
공식적으로 발표가 난 뒤 연락이 닿은 김유영은 의외로 덤덤했다. 그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운영팀에서 전화와서 이야기를 들었고 ‘알겠다’고 했다”라며 “야속하기도 하지만, 이유가 있을 것이다. 김대유 선수가 KIA로 가는걸 보고 내가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긴 했다”고 밝혔다.
롯데의 드문 좌완 투수 중 한 명인 김유영은 2016년 46경기를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경험을 쌓아나갔다. 하지만 좀처럼 꽃을 틔우지 못한 유망주로 꼽히곤 했다. 2015년에는 외야수로 포지션 변경도 고려할만큼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유영은 올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인 68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초반 롯데의 돌풍이 이어질 때 팀의 허리를 지킨 선수 중 하나다.
LG는 김유영이 선발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크게 샀다. 김유영도 “LG와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알겠지만 어떤 포지션을 맡든 비시즌 준비해야하는 점은 똑같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롯데에서의 추억이 눈 앞에 스쳐지나갔다. 특히 롯데에는 김유영 또래의 선수들이 많았다. 박세웅, 박진형 등 롯데 마운드의 미래를 짊어질 투수들끼리 사이가 좋았다. 투수 형들인 김원중, 구승민도 있다. 그러나 이제 김유영은 서울로 가야한다. 그는 “처음으로 울타리 밖으로 나가게 되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김유영에게 롯데는 특별한 존재였다. 언제나 같이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선수들과도 작별한다는게 솔직히 믿기지는 않았다. LG에는 딱히 연고가 없다. 그나마 친한 선수는 함덕주 한 명 정도다. 그는 “다음부터 롯데를 만나면 복수할 것”이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그보다 애정이 더 컸다.
팬들을 향해서도 고마움을 표하는 걸 잊지 않았다. 김유영은 “롯데 팬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덕분에 동기부여를 많이 얻기도 했다. 지금까지 열심히 응원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하고, 이제 롯데 선수가 아니지만 야구 선수로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유영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저에게 보내주셨던 팬들의 함성 영원히 있지 않겠다. 그 힘으로 지금까지 버텼고 앞으로도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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