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는 왜 송은범 협상에서 고작 천만 원을 끝까지 밀어 붙였을까
- 출처:MK스포츠|202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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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일한 미계약자 송은범이 1000만 원 삭감안에 도장을 찍었다. 종전 1억50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삭감된 1억4000만 원에 계약했다.
LG 구단은 연봉을 조율했고 송은범측이 구단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이며 길고 길었던 협상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LG는 45명의 재계약 대상자 전원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흥미로운 것은 LG의 협상 방식이었다.
LG는 협상 내내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 1000만 원을 깎겠다는 입장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않았다.
송은범은 지난해 25경기에 출장해 1승1패2홀드, 평균 자책점 4.05의 성적을 남겼다.
2021시즌 무릎 인대 파열 수술을 받은 뒤 성공적으로 복귀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구단은 송은범의 적은 경기 수를 문제 삼았다.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으니 그만큼 삭감의 이유가 된다고 파악한 것이다.
관심을 끈 것은 LG의 삭감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300억 원을 넘어가는 구단의 1년 예산에서 1000만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다고 할 수 없다.
팀을 위해 헌신해 온 베테랑에게 파이팅을 불어 넣어 주기 위해서라도 1000만 원 정도는 깎지 않아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송은범도 무리한 요구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LG는 계약 만료 기간인 1월31일을 넘겨 석달이 넘는 협상을 하면서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송은범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단을 내리며 1000만 원 삭감안에 도장을 찍게 됐다.
LG의 1000만 원 고수는 그만큼 구단 운영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LG는 샐러리캡을 지키기 위해 연봉 협상 전반에 걸쳐 냉정한 입장을 고수했다. 특급 성적을 낸 선수에 대한 보상은 철저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는 단 얼마라도 삭감하며 연봉을 적립했다.
렇게 모인 삭감액으로 샐러리캡의 여유분을 만들었다. 지금도 간당 간당 하다는 것이 LG측 공식 입장. 샐러리캡을 위해 희생된 선수들이 있는 만큼 1000만 원도 철저하게 계산에 따라 산출된 그대로를 밀어붙인 것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LG 구단은 스프링캠프를 떠난 뒤 전격적으로 보도 자료를 냈다. 송은범을 제외한 44명의 계약 합의가 담긴 내용이었다.
보통 보도 자료는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때 나온다. LG는 송은범을 빼고 보도자료를 낼 정도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LG측이 보도 자료가 나간 뒤 재협상을 제의했다. 그리고 진일보된 안을 만들 수 있다는 여지를 보인 첫 순간 이었다.
그러나 며칠 뒤 돌아온 대답은 똑같았다. 삭감안이 아니면 계약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누구보다 야구 욕심이 많은 송은범도 더 이상 정식 훈련을 미루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송은범은 아쉬움 속에, LG 구단은 미안함 속에 계약을 마쳤다. 석달간 지속된 1000만 원 차이의 길고 긴 줄다리기는 이것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송은범측은 “어려운 협상이었지만 결론이 지어져서 다행이다. 선수 입장을 구단에서 많이 생각해 줬다. 힘들었지만 구단에서 배려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훈련에 열중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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