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저우행 이틀 전’ 문정현, 드래프트 참석 “평생 한 번이잖아요”
- 출처:점프볼|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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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22, 194cm) 없는 문정현 드래프트’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정현이 추일승 대표팀 감독의 배려 속에 드래프트 현장으로 향한다.
KBL은 오는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3 KBL 신인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대학 졸업 예정자 22명, 얼리엔트리 5명 등 총 27명의 참가가 확정된 가운데 5일 일반인 실기테스트에서 합격한 선수들까지 포함한 최종 참가자 명단이 공시된다. 14일에는 순위 추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문정현과 박무빈(이상 고려대), 유기상(연세대) 등 이른바 ‘문유박’이 유력한 1~3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1순위 지명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문정현이라는 게 중론이다. 압도적 후보는 아니지만 컨트롤 타워 역할이 가능하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것도 가산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참가만 확정됐을 뿐, 문정현의 드래프트 참석 여부는 또 다른 화두였다. 출국, 연습경기 등 대표팀 일정이 겹치면 드래프트 현장으로 이동하는 데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참석하지 않는다 해도 가치나 지명 순위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1순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건 KBL 입장에서도 썩 반가운 일은 아닐 터.

KBL 출범 후 1순위로 지명된 선수가 드래프트 현장에 없었던 건 2005년 방성윤이 유일하다. 방성윤은 NBA 하부리그인 NBDL(현 G리그) 로어노크 대즐에서 뛰고 있었다. 방성윤은 당분간 해외에서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 규정상 대학 졸업 예정자는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드래프트 참가자 명단에 자동적으로 포함됐다.
이에 따라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부산 KTF(현 수원 KT)는 망설임 없이 방성윤을 지명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추일승 감독은 방성윤의 이름이 새겨진 보드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기념 촬영을 대신했다.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2순위로 선발됐던 김효범 역시 캐나다에 거주 중인 관계로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2005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 2순위로 지명된 선수들이 단체사진에 없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들과 달리 문정현은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다. 남자대표팀이 드래프트 이후인 23일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26일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조별예선 첫 경기를 치러 아시안게임 개막일인 23일 출국하며, 이로 인해 문정현은 단상에 올라 기념 촬영과 더불어 프로무대에 임하는 각오를 밝힐 수 있게 됐다.
추일승 감독은 문정현에 대해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당일 오전에 열리는 트라이아웃은 힘들지만, 드래프트는 평생 한 번 있는 일이다. 참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현은 12일 열리는 드래프트 컴바인에 참석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정현은 이에 대해 묻자 “물론 참석하고 싶었지만, 만약 못 가게 되면 그만큼 대표팀에서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려 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1순위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예상보다 늦게 지명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1순위보단 나를 원하는 팀에 가고 싶다. 어느 팀에 가더라도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똑같다. 신인답게 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오는 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연세대와의 정기전은 대표팀의 일본 전지훈련 관계로 뛸 수 없다. 일명 ‘코로나 학번’이라 불리는 20학번 문정현으로선 지난해에 치른 정기전이 처음이자 마지막 정기전이었던 셈이다. 문정현은 당시 13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활약하며 고려대의 72-64 승리를 이끌었다.
문정현은 “고려대 감독님과 코치님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갑자기 해외 일정이 잡혀서 응원밖에 할 수 없게 됐다. 아쉽지만 100% 고려대가 승리할 거라 믿는다. 나 없이도 (MBC배)우승했고, 조직력도 훨씬 좋다. 무엇보다 우리 팀의 가장 큰 무기인 감독님, 코치님들을 믿는다”라며 응원의 한마디를 남겼다.
드래프트 참석이 확정된 문정현의 시선은 아시안게임을 향해있다. 문정현은 “아직 프로에서 검증이 안 됐기 때문에 대표팀에 선발된 것을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을 것이다. 실력으로 보여주고, 몇 년 뒤에는 실력을 쌓아 대표팀에서 더 높은 자리까지 오르는 게 목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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