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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은 우승 설계 건축가… 5개년 계획으로 정상 섰죠”
출처:조선일보|202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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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철의 스포트S라이트] 프로야구 LG 우승 이끈 차명석 단장

 

“짜릿한 기분? 딱 하루 가던데요. 다음 날부터 지금까지 인사 다니고, 여러 행사 치르느라 정신 없이 보냈네요. 그래도 우승하니 이렇게 힘들더라도 기쁜 거겠죠.”

LG 트윈스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순간, 차명석(54) 단장은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1994년 불펜 투수로 LG 통산 두 번째 우승에 힘을 보탰고, 29년 후인 올해 단장으로 세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2018년 LG가 8위에 머문 뒤 단장으로 선임된 그는 당시 구광모 LG 그룹 신임 회장 앞에서 우승을 목표로 한 ‘5개년 운영 계획’을 발표했는데, 거짓말처럼 딱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그는 달변가다. 비(非)시즌 때는 기업 상대 강연을 하는데 올해 섭외 요청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주제는 ‘조직강화’ 아니면 ‘모두가 들어오고 싶어하는 조직 만들기’다.

차 단장은 “우리 팀이 돈 많이 들여 FA 선수들을 영입한 게 아니라 5년 동안 하나하나 뭔가를 만들어가면서 우승을 일궈낸 게 기업들 관점에서는 이상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고 했다. LG는 차 단장 체제에서 5년 연속 가을 야구 무대에 섰는데, 첫 3년간은 외부 FA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고, 내부 유망주들을 키우는 데 주력했고, 2022년과 올해 박해민, 박동원 등을 데려와 우승 퍼즐을 맞췄다.

“처음 팀에 들어와 보니 거짓말 약간 보태서 냉기(冷氣)가 돌았어요. 같은 부서끼리 서로 말도 안 하고, 회의 땐 아무도 의견을 안 내놓고 침묵만 지켜요. 모두 모아 놓고 ‘일하다 잘못되면 내 책임이지만, 일 안 해서 잘못되면 당신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어요. 처음 팀장들하고 한 달 내내 저녁 같이 하면서 일 얘기를 일절 안 했더니 몇 번 자리한 다음 팀장들이 ‘우리 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먼저 묻더라고요. 그때부터 서로 속 털어놓고 대화하면서 팀 개편에 들어갔어요.”

차 단장은 가장 먼저 2군 코치들이 한 달에 한 번 각자 훈련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선수를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선 코치가 먼저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야구에 대한 깊은 전문성이 필요한 부서 팀장은 구단 고위층에 얘기해 순환 보직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2군에 있던 노석기 현 전력분석팀장이 지금까지 5년간 한자리에서 팀 전력 분석을 책임지고 있다.

차 단장은 그동안 같이했던 감독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단장과 감독은 가장 소통해야 하는 관계죠. 특히 선수 출신 단장은 감독 권한을 건드리면 안 됩니다. 자기 자리 뺏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까요. 한 수 손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야죠. 그리고 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고, 최대한 도와주려고 해야 오해가 안 생깁니다. 서로 믿어야 일도 같이 할 수 있어요.”

차 단장은 정규 시즌 2위를 하고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던 2022년을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꼽았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덜미를 잡혔다. 결국 2위라는 호성적을 낸 류지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솔직히 작년에 우승할 줄 알았습니다. 모든 분석 지표상 전력이 가장 좋았거든요. SSG에 딱 하나 뒤지는 게 있었는데 운(運)이었어요. 단장 그만두고 집에 가는 건 두렵지 않았는데, 뭔가 팀에 하나 만들어놓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차 단장은 올해는 시즌 전 자체 분석을 통해 정규 시즌 우승은 어느 정도 기대했다고 한다. 우승 최대 경쟁자로 평가된 KT가 초반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레이스를 비교적 수월하게 펼칠 수 있었다고 했다. LG는 시즌 도중 주전 투수들 부상과 부진이 겹쳤지만, 최원태 트레이드를 분기점으로 고비를 넘겼다.

“유망주와 신인 1차 지명권을 내주고 키움에서 최원태를 데려올 때 내부 반대가 컸어요. 최원태가 나중에 기대에 못 미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트레이드가 다른 투수들에게 자극제가 되어서 결국 우승까지 하게 되는 최고 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차 단장은 코치로서 선수 육성에 일가견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해설가로선 달변과 전문성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는 단장이라는 자리가 코치, 해설 위원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했다. “선수들은 자기만 잘하면 가치가 저절로 높아집니다. 해설자는 이것저것 공부할 게 많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반면 단장은 자기보다 팀을 위해 일하는 사람입니다. 하나하나 조직을 만들어가는, ‘건축가’ 같아요. 물론 걱정이 없는 날이 없어요.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고민이죠. 지금까지 단 하루도 휴가를 못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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