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가 대신 송금해줬다" 충격의 '스타 통역' 해고 사건의 전말
- 출처:스포츠조선|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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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일이다. 지난 6년간 오타니 쇼헤이와 그림자처럼 함께했던 통역 전담 직원 미즈하라 잇페이가 절도 혐의로 해고됐다.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LA타임즈‘와 ‘ESPN‘은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와 관련한 속보를 보도했다. ‘ESPN‘은 "오타니의 통역사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최소 450만달러(약 60억원)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돼 21일 해고됐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오타니의 오랜 친구이자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미국 연방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남부 캘리포니아 도박 업체에 도박 빚을 지고 있었다고 한다. 기자들이 송금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다저스 구단이 그를 해고했다"고 전했다.
충격적인 일이다. 오타니의 통역을 맡아온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그림자 같은 친구‘로 유명하다. 두사람의 인연은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니혼햄에서 외국인 선수 통역을 맡고있던 미즈하라와 친해진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그와 함께 미국에 갔다. LA 에인절스 구단이 그를 오타니의 전담 통역사로 고용했고, 지난 6년간 미국 생활을 도왔다.
외국인 선수에게 통역은 단순한 의사소통 도우미가 아니다. 생활 전반을 돕고, 24시간 내내 함께 한다. 오타니 역시 미즈하라와 인간적인 교류를 오랫동안 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타니가 미국 생활 초반 식사 등 어려움이 있을 때도, 미즈하라와 그의 아내와 거의 매일 같이 식사를 하면서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해왔다. 또 미즈하라는 깔끔한 통역 실력과 오타니의 훈련까지 도와주는 ‘훈련 보조‘로도 함께해왔다. 말 그대로 오타니의 일거수 일투족을 함께 하는 친구였다.

오타니가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로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이적할 때도, 다저스 구단은 미즈하라를 전담 통역으로 고용했다. 다저스 이적 후 팬 페스티벌에 참가한 오타니는 방송사 인터뷰에서 ‘미즈하라는 어떤 관계냐‘는 질문에 웃으며 장난스럽게 "우리는 아주 비즈니스적인 사이"라고 농담했지만, 실제로는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다.
오타니는 한국 개막전 참가를 위해 구단 전세기에 탑승하기 전, 아내 다나카 마미코의 얼굴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 사진에도 미즈하라와 미즈하라의 아내가 함께였다. 미즈하라의 아내는 서울에서 지내는 내내 다나카와 동행하며, 미즈하라 부부가 오타니 뿐만 아니라 오타니 부부 둘 다를 도와주는 모습이었다. 때문에 고국 일본에서는 오타니와 오타니의 통역 둘 다 ‘스타‘ 대우를 받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해고의 충격이 더 크다. 미즈하라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시리즈 1차전도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은 "우리는 지난 9월과 10월 오타니의 이름으로 두차례 50만달러가 송금된 은행 정보를 확인했다. 연방 정부 수사관들이 남부 캘리포니아의 도박 업차 매튜 보위어가 운영하는 사업체를 조사하다가 오타니로부터 송금된 내역을 확인하게 됐다. 오타니는 자신의 이름으로 보위어의 동료에게 돈을 보냈다"고 했다.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진 미즈하라는 미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도박 빚이 450만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는 후문이다.
오타니의 변호인 측의 주선으로 미즈하라가 20일 ‘ESPN‘과 90분에 걸친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에서 미즈하라는 "내가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했다. 오타니는 (도박 빚 이야기를 들은 후)기뻐하지 않았으며, 이런 문제가 또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를 위해 도박 빚을 갚아주기로 했다. 나는 쇼헤이(오타니)가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주길 바란다. 나 역시 이 업체가 불법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나는 교훈을 얻었다. 나는 수백만 달러를 잃었고, 빚을 메우기 위해 도박을 하고 또 했지만 계속 돈을 잃었다.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고백했다.

미즈하라는 2021년 샌디에이고 포커 게임에서 보위어와 처음 만났고, 2022년말 이미 빚이 100만달러 이상이 됐다. 그리고 이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고백했다. 다만, 미즈하라는 자신이 야구와 관련해서는 베팅을 한적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가 베팅을 한 스포츠 종목은 해외축구, NBA, NFL, 대학 풋볼이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고백한 후, 오타니가 직접 컴퓨터로 자신의 계좌에 로그인해 수개월에 걸쳐 돈을 송금해줬다고 밝혔다. ‘ESPN‘은 "이들은 거래 설명란에 ‘대출 명목‘이라고 적었다"고 했다.
미즈하라는 왜 오타니가 돈을 직접 주지 않고, 자신이 계좌 이체를 직접 했는지에 대한 ‘EPSN‘의 질문에 "오타니가 돈과 관련해서는 저를 신뢰하지 않았기 ��문이다. 오타니는 제가 돈을 받으면 또 도박을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보는 앞에서 보위어의 동료에게 돈을 송금했다. 빚을 갚아주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오타니의 변호인 측은 미즈하라가 ‘ESPN‘과 인터뷰를 하면서 밝힌 내용들을 부인했다. 오타니의 변호인 측은 미즈하라의 주장(오타니가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 자신의 계좌를 통해 송금했다)을 ‘ESPN‘에 전면 부인했다. 오타니의 변호인 측은 성명을 통해 "오타니는 대규모 절도 피해자"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타니가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 아니라, 미즈하라가 절도를 했다는 게 현재 변호인 측의 주장이다.
20일 고척돔에서도 평소와 다름 없이 경기를 준비하고, 개막전을 소화했던 두사람. 하지만 다저스 구단이 해고를 결정하면서, 미즈하라가 경기 후 선수단에 해당 사실을 고백했다. ‘ESPN‘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개막전이 끝난 후 다저스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에게 자신이 도박 중독이며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미 변호인이 움직이고 있었던 오타니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오타니는 별다른 동요 없이 평소와 다름 없이 개막전 경기에 임했다.
LA 다저스 구단은 21일 공식 성명을 내고 "우리는 언론 보도 내용을 파악한 후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과의 관계를 끝냈음을 확인한다. 현재로서 관련 코멘트는 더이상 없다("The Dodgers are aware of media reports and are gathering information. The team can confirm that interpreter Ippei Mizuhara has been terminated. The team has no further comment at this time.")"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서울에서 오타니의 아내와 부모님 그리고 미즈하라의 아내가 함께 머물고 있는 상황. 오타니를 비롯한 다저스 선수단은 21일 경기가 끝난 후 22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일본 언론도 충격에 빠져있다. 이제 더이상 오타니의 그림자로 함께 하는 미즈하라의 모습은 볼 수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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