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홍철 대한체조협회 전무가 17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딸 여서정(제천시청)을 따뜻하게 껴안고 선전을 기원했다.

여서정을 비롯한 여자 기계체조 국가대표 5명, 남자 대표 선수 3명, 코치진은 이날 오전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출국했다.

체조계를 넘어 한국 엘리트 스포츠 전체에서 소문난 부녀 스타인 여 전무와 여서정은 출국장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았다.

여 전무가 "잘하고 오라"며 환송 인사를 건네자 여서정은 "잘하고 올게. 파이팅"이라며 쑥스럽게 답하고 웃었다.

여서정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아버지 여홍철 전무와 함께 대를 이은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또 2020 도쿄 올림픽 도마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여자 체조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아빠와 함께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도 썼다.

여홍철 전무는 1994년 히로시마·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두 번째로 출전하는 올림픽에서 여서정은 동메달 이상의 성과에 도전한다.

여서정은 "다치지 않고 부상 없이 잘하고 돌아오겠다"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동료들과 다 같이 올림픽에 가게 돼 재미있을 것 같다. 열심히 하고 올 테니 응원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 여자 체조는 36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 본선에 출전한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는 개인 자격으로만 한두 명 정도만이 올림픽에 나갔다.

여서정은 "북한의 안창옥 선수를 찾아봤더니 (도마 종목을) 잘하는 것 같았다"며 "내 기술 난도가 안창옥보다는 낮지만, (연기의) 깨끗함으로 승부를 보겠다. 내 것만 잘하고 오자는 각오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경희대 교수로서 2018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중계 마이크를 잡고 딸의 메달 획득 장면을 지켜 본 여 전무는 이번에도 한국의 방송 스튜디오에서 여서정의 경기를 해설한다.

여 교수가 체조협회의 실무를 책임지는 전무에 오른 뒤 여서정과의 관계는 이젠 공적인 성격도 띠게 됐다.

여서정이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어야 올림픽 메달 전략을 수립한 아버지 여홍철 전무의 체면이 선다.

여 전무는 "그간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해왔고, 이제부터는 다 선수들이 알아서 해야 할 몫이니까 우리는 옆에서 응원하는 거밖에 없다"며 "지금 파리가 낮에 덥다는데 에어컨이 없어서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할 것 같다. 컨디션 조절 능력에서 실력 차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 체조는 여서정과 남자 마루운동에 출전하는 류성현(한국체대)에게 메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