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축구화보다 넥타이, 천재보다 '명장'...K리그 뒤흔든 '유일무이 감독' 윤정환, "이해와 소통"이 만든 준비된 성공
- 출처:스포츠조선|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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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화를 벗은 천재는 어느새 명장의 넥타이가 잘 어울리는 감독으로 K리그에 자리 잡았다. ‘유일무이‘한 행보를 보여주며 자신만의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무르익은 가을의 정취가 인천에도 가득했던 5일, 인천유나이티드 축구센터에서 ‘감독‘ 윤정환(52)은 인천의 엠블럼이 새겨진 트레이닝복과 함께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36라운드 경남전 승리를 통해 조기에 우승을 확정하며, 시즌을 이미 끝낸 듯 환호한 팬들의 반응과는 사뭇 달랐다. 윤 감독의 방 안에 걸린 화이트보드에는 최종전까지의 빼곡한 일정, 선수들의 경고 누적을 체크하는 다양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그럼에도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윤 감독은 "나 혼자서만 잘한 것은 아니다. 리그 우승이라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혼자만의 성과는 아니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윤 감독의 공을 빼놓을 수는 없다.


윤 감독은 현역 시절 소위 ‘천재‘라고 불리던 선수였다. 1995년 유공 코끼리에서 프로 데뷔 후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 날카로운 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일원 중 한 명으로서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그는 K리그와 J리그를 오가며 한국을 대표하는 플레이메이커로 이름을 날렸다. ‘천재는 지도자로 성공할 수 없다‘는 명제는 꾸준히 축구계를 떠돌았지만, 윤 감독은 지도자 변신 후 곧바로 이를 반박했다. 자신의 현역 마지막 팀이었던 사간 도스를 맡은 그는 J2리그 준우승으로 1부 승격을 이끌었다. 이후 울산을 거쳐 다시 J리그로 복귀한 윤 감독은 세레소 오사카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J리그 컵과 일왕배를 동시 우승하며 일본 올해의 감독으로 뽑혔다. 무앙통유나이티드(태국)와 제프유나이티드(일본)를 거쳐 K리그로 돌아온 윤 감독은 한국에서도 능력을 증명했다. 2024시즌 강원 소속으로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차지하며 한국인 지도자로는 최초로 일본과 한국 무대를 석권했다.
성공의 과정 속, 그는 ‘이해와 소통‘을 강조했다. 달라진 K리그 문화 속에서 꼭 필요했던 덕목이었다. 감독 한 명의 시각이 아닌, 코치, 선수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의 중요성은 성공에 밑바탕이 됐다. 윤 감독은 "이해를 해줘야 한다. 꽉 막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 차이가 있어서 말하는 것이 어려울 수는 있지만, 할 얘기는 다 한다. 받아들일 건 다 받아주는 편이다.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가 존중한다. 다만 기준은 있다. 팀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술적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선수들이 이해하도록 설득도 해야 한다.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런 부분들에서 믿음이 생기기 위해선 승리도 필요하다. 서로가 믿음을 갖고, 선수들도 자기가 해야 하는 것을 한다.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 선수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감독, 코치가 내가 믿고 갈 수 있는 지도자인지, 신뢰하는지가 많은 것을 좌우한다"고 밝혔다.

강원에서 다시 성공 가도를 달렸던 윤 감독의 인천행은 모든 축구 팬에게 파격이었다. 윤 감독조차 스스로 "이런 사례가 없을 것이다. 내가 좀 특이한 상황이다"고 인정했다. 선택은 탁월했다. 올 시즌도 인천을 이끌고 K리그2 우승을 조기에 확정하며 감독상 수상이 유력하다. 윤 감독에게는 인천을 택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승격을 목표로, 나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가장 와닿는 이야기였다. 승격 이후 인천이 나아갈 비전, 방향성 등을 이야기 해줬다"고 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2024시즌까지 인천은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하던 팀이었다. 공격 지향적인 윤 감독의 축구와는 결이 달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려움도 있었으나, 동계 훈련부터 변화에 매진하며 성과를 거뒀다. 윤 감독은 "강원 시절 경험이 컸다. 지난 경험을 토대로 1년을 잘 보내기 위해선 동계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선수들한테 강조했고, 선수들도 잘 받아들여서 훈련을 잘 해냈다. 내가 가진 경기 모델을 갖고 플레이하는 팀이 아니었다. 수비 지향적인 팀이었다. 이걸 바꾸기 위해 훈련하고, 영상을 찍어 보여주면서 반복해서 이야기했었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동계부터 전술 훈련을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왔다는 점이 가장 컸다. 갈수록 하나씩 맞아가면서 잘 됐던 것 같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제일 좋았던 분위기였다. 모든 코칭스태프, 직원, 선수단이 같이 웃으면서 각자 일을 잘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선수의 능력을 알아보는 그의 안목 또한 꾸준히 화제다. 2024년에는 양민혁이 있었다면, 올해 인천에서는 박승호 박경섭 최승구 등 여러 어린 선수가 빛을 봤다. 윤 감독은 "열심히 한다. (박)승호도 그랬다. 헌신적으로 잘 뛰고 전술 이해 능력도 있었다. 뛸수록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 기용할 수밖에 없다. 많이 발전하기도 했다. 또 뭘 해야 하는지를 안다. 열심히는 다 할 수 있다. 근데 목적어, 즉 우리 팀이 뭘 하는지, 내가 저기서 뭘 해야 하는지를 아는 선수와 모르는 선수들이 차이가 있다. 얘기해도 잘 받아들이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차이도 있다"고 했다.
뛰어난 성적을 거뒀기에 팬들의 시선은 윤 감독의 재계약 여부에 쏠릴 수밖에 없다. 윤 감독은 "제안을 주실 예정이다. 이번 주 정도에 받을 것으로 안다. 그걸 들어보고 판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재계약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역시 인천의 비전이다. 그는 "인천이 강등 걱정하고, 생존하고 이런 것이 아니라 정말 중상위권으로 갈 수 있는 그런 팀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런 좋은 환경, 좋은 서포터즈가 있는데 생존왕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구단에서도 좀 생각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을 버려야 더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여기는 위치고, 좋고, 글로벌한 팀이 되기에 좋은 환경이다. 리빌딩이 안 된 상황이다. 점차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선수 구성도 변화해야 하고, 예산도 필요하다. 살아남는 팀이 아니라 계속 발전하는 팀이 되기 위해선 내년 1년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감독 경력 15년 차, 이제는 ‘선수‘ 윤정환보다 ‘감독‘ 윤정환의 시간이 더 오래 쌓이고, 더 많은 성공을 이룩했다. 감독 생활의 원동력으로 "축구가 좋았다"라고 말한 윤 감독은 여전히 성장하고, 부족함을 채우려는 목표가 뚜렷하다. 윤 감독 "나를 찾아준다면 계속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축구 선수를 처음 시작하고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 꿈을 갖고 축구를 시작해서 달성했다. 지도자가 된 이후에는 대표팀 감독을 하는 꿈을 꿔보자고 했는데, 어렵겠더라.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고, 대표팀을 꿈꾸기는 무리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꿈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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