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을 목전에서 놓쳤다. 그러나 기성용(25, 선덜랜드)의 개인기가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또 다시 확인됐다.

기성용은 2일 밤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3/2014 잉글랜드 캐피탈 원컵 결승전에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했지만 팀은 1-3으로 역전패했다.

맨시티의 후반 파괴력이 대단했다. 맨시티는 후반 10분 야야 투레의 그림과 같은 중거리 골을 시작으로 나스리, 나바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선덜랜드를 침몰시켰다. 이로써 1973년 FA 컵 우승 이후에 41년 만에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노렸던 선덜랜드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기성용의 활약은 패배 속에도 빛났다. 기성용은 선덜랜드의 수비적 전략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성용은 무리한 압박 보다는 영리하게 거리를 두며, 맨시티의 공격 템포를 지연시켰다.

특히 중원에서 공간을 확보할 때 보여준 수준 높은 볼 컨트롤과 볼 스토핑 기술은 인상적이었다.

볼 컨트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의 아웃사이드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발의 아웃사이드를 이용하는 볼 컨트롤은 상대방이 동작을 예측을 할 수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방향전환과 같은 신속함 속에 여유 있는 플레이를 가능하게 한다. 기성용은 이날 경기에서 유연한 아웃사이드 볼 컨트롤로 간결하게 볼을 점유했다.

기성용의 볼 스토핑 기술도 인상적이었다. 볼 스토핑은 경기 중 패스, 드리블, 킥 등과 함께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술이다. 기성용은 이날 경기서 자신의 발에 터치되는 순간 볼의 탄력을 완화시키며 빠르게 공을 점유했다. 기성용의 플레이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으로 보인 것도 같은 이유다.

경기를 본 축구팬들은 기성용의 인상적인 장면으로 후반전의 중거리 슈팅을 꼽고 있다. 기성용은 후반 5분 골대에서 40m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임팩트 있는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했던 기성용의 ‘아웃사이드 트래핑‘과 ‘스토핑 기술‘ 또한 고평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