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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칼끝, 이제 수원 향한다
출처:베스트 일레븐|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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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승이지만 전리품이 굉장히 많았다. 덕분에 FC 서울은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비로소 반전의 계기를 잡은 것이다. 내친김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원 삼성과 벌일 라이벌전에서도 승리를 거두겠다고 사기충천한 모습이다.

지난 23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최종 라운드서 서울이 중국 슈퍼리그 강호 베이징 궈안을 2-1로 제압했다. 서울은 전반 42분 강승조와 후반 11분 윤주태의 연속골에 힘입어 후반 42분 유양의 1골에 그친 베이징을 격파했다. 서울은 F조에서 1위(6전 3승 2무 1패, 승점 11점)로 16강에 진출했다.

위기에 놓이자 비로소 본 실력이 나왔다. 베이징전은 단순히 2-1로 이겼다는 결과에만 의미를 국한시킬 수 없다. 무엇보다 최 감독이 구상했던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풀렸다는 게 반갑다. 경기 후 그레고리오 만사노 감독은 “서울이 수비수 다섯, 미드필더 넷을 놓고 승부에 임해 공격적으로 전략을 짰어도 힘들었다”라고 했다. 만사노 감독의 언급대로 최 감독은 급한 쪽은 베이징이라는 점을 철저히 활용했다. 공격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내 받고 있으나 무리하게 공격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카운터 어택과 세트 피스를 통해 상대를 무너뜨리려 했다. 전반 42분 강승조의 프리킥 골은 다소 운이 따른 상황이었다면, 윤주태가 후반 11분에 만들어 낸 득점은 최 감독이 무척이나 바랐을 장면이었다. 중원에서 에스쿠데로의 재빠른 패스, 윤일록의 지능적 돌파, 윤주태의 깔끔한 마무리가 어우러진 멋진 득점이었다.

최 감독은 “사실 지난해보다 날카로운 역습 장면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전방에서 압박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게다가 주말에 수원전도 있어 무리를 할 수 없었다”라고 수비에 무게를 둔 전략을 펼친 배경을 설명했다. 최 감독은 “역습 과정에서 빠르게 연결되는 패스와 위치 선정이 잘 이뤄졌다. 우리 팀이 상대 위험 지역에 들어가서 공격을 전개할지, 상대 수비를 끌어내서 카운터어택을 가할지에 대해 선수들이 잘 이해해 줬기에 가능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언가 보이기 위해 무리하기보다는 지능적으로 경기를 풀어 가려는 벤치의 전략, 이를 필드에서 구현하려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맞아떨어졌다는 얘기다.

승리가 간절히 필요하던 시점에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도 무척 반갑다. 기실 경기를 앞두고 많이 불안해 보였던 게 사실이다. 서울은 2014시즌 개막 후 좀처럼 강팀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K리그 클래식의 대표적 슬로우 스타터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4월 일정 이후 진면목을 보일 수 있으리라는 예상도 제대로 들어맞지 않았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더욱 무기력했다. 이기긴 했으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라운드 5차전 센트럴 코스트 매리너스전에선 막판에 터진 상대 자책골로 겨우 이겼고, 이어진 K리그 클래식 9라운드에선 포항 스틸러스에 0-1로 패했다. 그리고 이번 베이징 궈안을 치른 후 주말에 수원 삼성과 슈퍼 매치를 앞두고 있었다. 이 부진이 수원전까지 이어졌다면 최용수 체제에 대한 팬들의 신뢰는 크게 손상됐을 것이다.

그러나 베이징전 승리를 통해 선수들의 사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 자꾸 몰리다 보니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찬스에서 볼을 처리하는 집중력도 떨어진다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번 승리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베이징을 무너뜨린 서울의 칼끝은 이제 오는 2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치를 슈퍼 매치를 향해 있다. 최 감독은 “상대가 수원이니만큼 K리그의 흥행을 위해서라도 많은 골이 나는 축구,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야 한다. 우리 순위는 자리해서는 안 될 11위다. 따라서 반드시 이기고 싶다. 베이징전보다 더 밀도 높은 집중력과 투지를 발휘할 생각으로 수원으로 향할 생각이다. 이 경기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라고 승부욕을 불태웠다. 어렵사리 기사회생할 기회를 잡은 만큼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의욕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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