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샤를리송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30일 오후 6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오픈 트레이닝이 열렸다. 28일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은 토트넘은 31일 팀 K리그, 8월 3일 바이에른뮌헨과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맞붙는다.

토트넘 선수들이 모두 운동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가운데, 히샤를리송만 벤치에서 훈련을 참관했다. 시즌 막판 종아리 부상을 당하면서 코파아메리카도 참가하지 못한 히샤를리송은 프리시즌 초반 경기에도 모두 결장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사전 기자회견에서 "히샤를리송은 아직 며칠 더 아웃된 상태다. 내일은 지난 번과 비슷한 스쿼드로 나설 것"이라며 결장을 예고했다.

훈련도 못하고 경기도 치르지 못하지만 히샤를리송은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오픈 트레이닝 도중 전광판에 히샤를리송의 모습이 비치자 팬들은 환호했다. 자신이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는 걸 안 히샤를리송은 손을 들어 인사하며 웃었다. 그럼에도 카메라가 계속 비추고 있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부끄러워했다. 이런 모습에 팬들은 폭소했다. 선수들의 훈련 모습도 많은 환호를 이끌어냈지만 히샤를리송의 귀여운 반응도 효과가 좋았다.

히샤를리송은 벤치에만 앉아있진 않았다. 터치라인 부근에 놓인 아이스박스 위에 혼자 앉아 공으로 묘기를 부리기도 했고, 슈팅 훈련 중에는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과 같이 섞여 돌아다녔다. 공을 무리하게 터치하진 않았고 가볍게 건드리며 답답한 마음을 풀었다.

팬 서비스에는 적극적이었다. 훈련 후 경기장 측면에서 선수들 사인회가 열렸는데, 히샤를리송도 함께 참여했다. 훈련도 못하고 더운 날씨에 짜증이 날 법도 했지만 히샤를리송은 내색하지 않았다.

히샤를리송의 결장이 아쉬운 건 팬들뿐만은 아니다. 박태하 감독도 ‘토트넘에서 어떤 선수와 상대하는 게 기대되나‘라는 질문에 "히샤를리송의 위협적인 득점력이 가장 기대가 된다"고 답했다. 이어 결장 사실을 전하자 "그 선수가 나오지는 못하지만 인상적이었던 건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히샤를리송은 2년 전에도 한국을 방문했었다. 당시 에버턴에서 무려 6000만 파운드(약 1059억 원)를 주고 영입한 신입생이었다. 팀 K리그를 상대로도 선발로 나섰지만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