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으로 비판받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의 상황에 대해 K리그1 울산 현대의 김판곤 감독이 솔직한 의견을 내놓았다.

김 감독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K리그1 32라운드 원정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제가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할 때 검증한 방식을 두고 모든 감독을 그렇게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2018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대한축구협회 고위직을 역임한 김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벤투 전 감독 영입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벤투 감독 선임 당시 우리가 더 검증하려 했던 이유는 그가 중국, 브라질, 그리스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어 우리가 완전히 원하는 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표팀 감독은 이미 최고 수준의 지도자인데, ‘PPT’ 같은 것을 요구하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당시 후보로 거론되었던 에르베 르나르와 카를로스 케이로스의 사례를 들며 “르나르 감독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경력이 있고, 모든 면에서 최고의 감독이다. 그에게는 한국에서 일할 의지가 있는지 정도만 확인했다”고 밝혔다. 케이로스에 대해서도 “모든 것이 검증된 감독이다. 그런 감독에게 무슨 PPT를 요구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대표팀 감독 영입 과정에서 명확한 방향성 설정과 대중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부족했다”며 “간단한 문제에서 오해가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 축소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전력강화위원회와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줬을 때 가장 좋은 성적이 나왔다”며 “누가 어느 날 왜 그런 권한을 빼앗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논란에 에너지를 쏟을 때가 아니다. 감독은 선수 선발과 팀 운영에 집중해야 한다”며 “잘못된 건 지적하되, 우선은 감독에게 책임을 맡기고, 필요하다면 나중에 감독을 선임한 사람들에게도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