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상암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13일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매치 친선경기를 치른 한국이 튀니지를 4-0으로 꺾었다. 앞서 9월 A매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거둔 첫 승에 이어 2연승에 성공했다.

이날 전반전은 튀니지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상대 골문을 위협할 만한 슈팅은 없었다. 첫 슈팅은 전반 20분 경 나왔고, 유일한 유효슛이었던 이기제의 킥은 위력이 강하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전은 완전히 달랐다. 이강인이 돌격대장으로 나서 상대 수비를 휘젓기 시작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오른쪽 측면에서 예리한 크로스를 올려 상대를 위협했다. 후반 2분에는 드리블로 두 명을 제치고 홍현석에게 패스해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결국 이강인의 발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후반 10분 이강인이 상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접는 동작으로 스키리를 제친 뒤 다리에 걸렸다. 프리킥 키커로 직접 나선 이강인은 가까운 쪽 포스트로 빨려들어가는 감각적인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A매치 데뷔골이다.

흐름을 탄 이강인은 1분 뒤 추가골까지 넣었다. 이강인은 후반 11분 상대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을 지킨 뒤 왼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허를 찌르는 슈팅에 아이멘 다흐멘 골키퍼가 반응도 하지 못했다.

순신간에 두 골을 몰아치자 상암에는 이강인의 이름이 울려퍼졌다. 팬들은 이강인의 이름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세 번째 골도 이강인이 만들었다. 이강인은 후반 20분 드리블로 상대 수비 두 명을 뚫고 페널티 박스로 들어가 코너킥을 만들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이강인의 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돌려놨고, 이 슈팅이 메리야의 허벅지를 맞고 굴절돼 득점으로 연결됐다. 메리야의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이강인이 만든 골이나 다름 없었다.

수비 가담도 좋았다. 후반 38분 주이리가 드리블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한 뒤 컷백으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강인이 골문 앞에서 터치라인쪽으로 걷어냈다.

이강인은 후반 44분 정우영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팬들은 기립박수로 경기 최고의 스타를 맞았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황의조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4-0 대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강인은 경기 직후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