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배드민턴 27년만에 전영오픈 여자단식 우승

올 5차례 월드투어서 3회 정상

천적 천위페이 꺾으며 ‘설욕’

올해 급성장 ‘전성시대’ 열어

내년 파리올림픽서 ‘금’ 기대

배드민턴 안세영(삼성생명)이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여자단식 8강에 머물렀던 안세영은 올해 출전한 5차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에서 3차례 정상에 올라 2024년 파리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지난 2년간 월드 클래스급으로 급성장한 것은 ‘모래판 훈련’ 덕분이었다.

세계랭킹 2위 안세영은 19일 밤(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배드민턴 최고 권위의 대회 전영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4위 천위페이(중국)를 2-1(21-17, 10-21, 21-19)로 눌렀다. 한국 선수가 전영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결승전에서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패했으나 1년 만에 아쉬움을 만회했다.

안세영은 올해 엄청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월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3월 독일오픈과 전영오픈 등 올해 5차례 월드투어에 출전해 모두 결승전에 올랐고, 인도오픈과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전영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특히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강자들을 꺾고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영오픈 결승전 상대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천적으로 꼽히며 도쿄올림픽 여자단식 8강전에서 안세영을 꺾은 데 이어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올해 들어 천위페이에게 2연승을 거두며 상대 전적에서 3승 8패로 따라붙었다. 야마구치와 상대 전적도 6승 12패로 좁혔다.

안세영은 지난해 야마구치, 천위페이를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6차례 결승전에 올라 3차례 우승했는데 우승하지 못한 3차례 중 2번은 야마구치, 1번은 천위페이에게 졌다. 안세영은 설욕을 위해 지난겨울 근력과 체력 향상에 집중했다.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 그리고 하체 근력과 순발력을 키우기 위한 모래판 훈련으로 2㎏가량 근육량을 늘렸다. 약점을 보완한 2002년생 안세영은 빠르게 성장하며 1997년생 야마구치, 1998년생 천위페이와 격차를 눈에 띄게 좁혔다. 1년 앞으로 다가온 파리올림픽에서 안세영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여자복식 결승전에선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이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를 2-0(21-5, 21-12)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혼합복식 결승전에선 서승재(국군체육부대)-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은메달을 땄다.